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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 보병들 버리고 떠난 러 장갑차…“북한군으로 추정”

입력 | 2024-11-04 11:16:00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교전지역에서 러시아 장갑차가 보병들을 버려두고 떠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전문가는 이 보병들을 북한군으로 추정했다.

러시아군 BTR-82 장갑차가 군인들을 내려두고 철수하는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캡처

2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촬영한 드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지난달 30일 러시아군 BTR-82 장갑차 3대는 쿠르스크 지역 칼리노프 마을 남쪽 4㎞ 지점에서 수목 지대를 공격했다.

장갑차는 수목 지대 인근까지 돌격해 기관포 사격을 하며 보병들을 하차시켰다. 그러나 보병들은 전투 대형을 갖추지 못하고 장갑차 주변에서 우왕좌왕했다. 장갑차는 보병들을 남겨둔 채 차를 돌려 떠났다. 보병들은 당황한 듯 장갑차를 쫓아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장갑차를 모는 러시아군과 탑승 병력이었던 북한군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긴 일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러시아에 간 북한군 대부분은 보병이기 때문에 차량이나 장갑차를 기본으로 움직이는 러시아군 교리는 북한 군인들에게 굉장히 이질적일 수 있다”며 “제대로 된 교육훈련을 받았으면 차량화 보병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은 할 수 있었겠지만, 사실상 아무 교육 없이 바로 투입됐기 때문에 앞으로 대부분의 북한군은 러시아군과 손발이 안 맞아 전열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북한군이 ‘총알받이’로 소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리투아니아의 비정부기구(NGO) ‘블루옐로’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달 25일 쿠르스크 지역에서 처음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했다. 당시 북한군 1명을 제외하고 전원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무국장은 “러시아 역시 장갑차가 부족해 오토바이나 카트를 타고 돌격하는 경우도 많기에 대부분의 북한군 병사들은 드넓은 평원을 맨발로 달려가는 알보병 상태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북한군이 최대 8만8000여 명의 병력을 파병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러시아는 이 정도 병력을 충분히 무장시킬 수 있는 무기 생산 능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대포 밥이나 총알받이로 희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부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