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국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이 대선 승자와 관계없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이란이 미 대선 직후부터 새 미 대통령 취임식이 치러지는 내년 1월 20일 이전에 이스라엘에 강도 높은 보복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전망했다. 이 경우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레바논 접경지인 북부의 군부대를 시찰하며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궤멸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헤즈볼라의 근거지이며 이스라엘 국경과 불과 16km 떨어진 레바논 중남부의 리타니 강을 거론하며 “헤즈볼라를 이 강 너머로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최근 몇 달 간 시리아 영토에서 특수 군사작전을 벌여 이란과 연계한 테러조직의 첩보원 알리 솔레이만 알아시를 붙잡아 구금했다고 공개했다. 국제사회로부터 “시리아 주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크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공개한 것 또한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궤멸하겠다는 네타냐후 정권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앞서 이란은 지난 달 1일 이스라엘 본토를 탄토미사일 등으로 공격했다. 같은 달 26일 이스라엘이 이란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보복에 나서자 이란 또한 재보복을 공언한 상태다.
다만 두 나라 모두 미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모두 양측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및 헤즈볼라의 빠른 휴전을 원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자국에 적대적인 트럼프 후보의 재집권 가능성을 크게 우려한다. 트럼프 후보는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 시절 미국 등 서방 5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핵합의를 2018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그는 지난 달 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도 “이스라엘이 후환을 두려워 말고 이란에 보복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