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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전공의 빠진 여야의정 협의체, 11일 출범 앞둬

입력 | 2024-11-04 19:12:00


4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한대표는 “대통령이 솔직하게 밝히고 사과 를 요구하며 참모진 전면 개편하고, 쇄신 개각 단행하라”고 발언했다. 2024.11.04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야당이 불참할 경우 ‘여야의정 협의체’를 ‘여의정 협의체’로 바꿔서라도 11일 출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참여 의사를 밝힌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및 대한의학회와 정부만으로라도 의료공백 해결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단체는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반쪽짜리 출범’이란 지적도 나온다.


● “민주당 없이 여의정만으로 일단 시작”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겨울이 오는 상황에서 국민 생명과 건강을 생각할 때 더 이상 여야의정 협의체 출발을 미루는 건 어렵다”며 11일 첫 회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이 계속 전제조건을 강조하며 불참 입장을 고수한다면 여의정만이라도 우선 출발하고자 한다”며 “(민주당이) 당장 참여하기 주저된다면 일단 출범한 이후 언제라도 참여를 환영하고 요청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 대표의 발언에도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전공의 단체 등이 참여해야 동참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한 대표는 의료계의 (2025년도 의대 정원 재검토)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게 있느냐”며 정부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정부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여전히 전공의 단체와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은 협의체에 불참한다고 하는데 진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협의체에 참여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2일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여해 열린 여야의정 비공개 만찬에서도 “협의체 출범을 위해선 전공의 단체와 의협 등이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제안으로 열린 이날 만찬에는 정부 측에선 한 총리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여당에선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한지아 수석대변인, 야당에선 박주민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과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에선 KAMC 관계자가 참석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정부가 25년 의대 정원 조정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하자, 한 총리가 ‘의제 제한은 없다’며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 의협, 회장 탄핵 결정 후 참여 가능성

현재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계 단체는 KAMC와 대한의학회 등 2곳 뿐이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22일 ‘조건 없는 의대생 휴학 승인’을 전제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조건 없는 휴학 승인’ 입장을 밝힌 만큼 협의체가 열리면 참여할 계획”이라며 “시급한 사안인 만큼 빨리 협의체 논의를 시작하고 민주당도 참여하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의대 교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기존에 각각 밝혔던 유보, 불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의비 관계자는 “정부가 2025년 의대 증원을 재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지 않는 이상 협의체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공의 단체도 협의체 불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의료계에선 10일 열릴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임 회장이 탄핵되고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와 의대생 단체는 현 의협 집행부에 반감이 크다. 임 회장이 물러나면서 전공의와 의대생이 대화에 나설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이달 15일 확대전체학생대표자 총회를 열겠다고 밝혀 이 자리에서 다소 전향적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총회는 의대생 단체가 의료공백 사태 후 여는 첫 대규모 총회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