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호주산보다 수입단가 높아 기업용으로 소량만 유통될듯
기사와 무관한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오래 기다린 끝에 프랑스 소고기가 한국에 다시 진출하게 됐습니다.”
4일 필리프 베르투 주한 프랑스대사는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소고기 수입 재개 기념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대사관은 이날 자신들이 직접 들여온 프랑스산 소고기 63kg 중 일부를 활용해 소고기 요리 시식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프랑스는 육우 1000만 마리, 젖소 700만 마리 등 1700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유럽연합(EU) 내 최대 소고기 생산국입니다.
프랑스산 소고기가 한국에 수입된 건 24년 만에 처음입니다. 소해면상뇌증(BSE·일명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2000년부터 수입이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프랑스가 ‘광우병 위험을 무시할 만한 나라’로 분류되면서 수입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열렸습니다. 광우병이 발생한 국가에서 소고기를 다시 수입하려면 국회에서 수입 위생 조건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프랑스·아일랜드산 소고기 수입 위생 조건안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또 올 6월에는 도축장 승인 등 남은 협의가 마무리됐습니다.
이날 열린 행사에서 프랑스 축산협회와 소고기 수출업체 비가드 등은 한국 내 판로 개척을 위해 국내 유통업계와 상담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비가드의 막상스 비가드 최고경영자(CEO)는 “가격 경쟁력이 미국·호주산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프랑스산을 원하는 한국 수입업자를 찾아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소고기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수입 소고기는 45만 t이었는데 그중 90% 이상이 미국산과 호주산이었습니다. 프랑스산 소고기가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소고기로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