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맞춤형 평면-기술 잇따라 삼성물산, 18개 타입 특화평면 선봬… 포스코, 벽체 줄여 펜트하우스 시공 쌍용건설은 엘리베이터 증설 특화… “내년 3조원대 수주물량 놓고 각축”
정비사업에서 ‘틈새 시장’으로 취급받던 리모델링을 두고 건설사들이 기술 경쟁을 벌이고 나섰다. 재건축 대비 사업 기간이 짧고 진입 장벽이 낮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나오자 수익성이 악화된 건설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대우건설, 쌍용건설 등은 최근 리모델링 단지에 적용하는 신기술을 잇달아 선보였다.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사업성을 높이는 수직 증축 기술과 기존 세대 면적을 확장할 수 있는 측면 증축 기술, 다양해지는 가구 구조를 겨냥한 맞춤형 평면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른 주요 플레이어인 쌍용건설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엘리베이터 지하층 하향 증설 공법’이다. 기존 건물에 지하 주차장을 새로 지을 때 해당 지하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추가로 하향해 설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올해 1월 입주한 ‘송파 더 플래티넘’ 등에 적용했다.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은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전국 리모델링 추진 사업장은 올해 9월 기준 153개(12만1520채) 단지다. 2020년 52곳에서 3배 수준으로 늘었다. 재건축의 경우 준공 30년 이상 단지부터 사업이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준공 15년 이후부터 가능하다. 재건축은 안전진단 결과 D등급 이하여야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B·C등급 이상도 추진할 수 있어 규제 장벽이 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재건축 대비 리모델링의 공사비가 적게 들고 평균 사업 기간도 재건축이 10년, 리모델링은 6년으로 차이가 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에 사업성이 있다고 보는 수주 물량이 3조 원가량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현재 건설업계에서 진행 중인 재건축 주요 단지 수주전이 일단락되면 향후 정비사업은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을 두고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건설사들은 관련 기술과 평면 개발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