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등 金여사 14개 의혹 수사 ‘국정농단 특검’ 넘는 최대규모 예상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법’의 국회 통과를 다시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특검법이 실제 시행된다면 역대 최대 규모의 특검이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부터 △디올백 수수 의혹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싸고 제기된 14개 의혹을 수사 범위로 규정했다.
특검법은 4명의 특검보와 파견 검사 30명, 파견 공무원 60명과 특별수사관 60명 등 매머드급 수사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파견 검사 20명, 파견 공무원 40명, 특별수사관 40명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국정농단 특검’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검 수사는 출범 후 90일까지 가능하다. 90일 이내에 수사를 끝내기 어렵다면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후 30일 연장할 수 있다. 그래도 시간이 더 필요하면 30일 더 연장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엔 대통령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장 150일간 수사할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이 함께 추진 중인 상설특검은 출범 가능성을 두고 법조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상설특검은 별도로 특검법을 제정할 필요가 없는 만큼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하지만 상설특검법엔 대통령이 상설특검을 임명하지 않았을 때 이를 제재하거나 대안을 규정한 조항이 없다. 윤 대통령이 상설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출범 자체가 불가능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은 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3일 이내에 1명을 임명해야 한다는 상설특검법 조항을 근거로 “대통령이 3일 이내에 꼭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정 시한이 있더라도 강제성이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며 “예산안 통과 시한은 매년 12월 2일이지만 국회가 늑장처리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 것과 비슷하게 윤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으면 상설특검 출범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