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美 불확실성에 글로벌 시장 혼돈… 비트코인, 트럼프 지지율 따라 요동 OPEC+, 원유 증산 연말까지 미뤄… 연준, 7일 금리 0.25%P 인하 가능성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초접전을 벌이면서 국제 금융 및 원자재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가상화폐에 호의적인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던 시기에 한때 7만3000달러(약 1억 원)까지 올랐던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은 그의 지지율이 정체돼 있다는 평가 속에 4일 6만8700달러(약 9400만 원)대로 떨어졌다.
반면 트럼프 후보의 재집권 시 그의 관세 인상 공약에 따라 미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자산 투자) 또한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두 후보 중 누가 이길지 알 수 없고 경제 공약 등도 차이를 보이는 만큼 대선 승자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 직후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여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준은 6, 7일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수준을 논의한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0.5%포인트 금리 인하, 즉 ‘빅컷(big cut)’을 단행한 연준의 행보가 해리스 후보에게 유리하다며 불만을 표시해 왔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연준이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였던 지난달 29일 7만3000달러까지 올랐다. 선거 막판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6일 만인 4일 약 5.9% 떨어진 6만8700달러로 내려왔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 유세 동안 “미국을 전 세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가상화폐 산업 육성을 공약했다. 해리스 후보는 별다른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락은 두 후보의 이 같은 성향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기반 내기 사이트 ‘폴리마켓’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트럼프 후보의 대선 승리에 베팅한 투자자 비율은 4일 기준 56.7%였다. 지난달 말 67%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 역시 3일 기준 비트코인의 변동성 지수가 최근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고 진단했다.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10%포인트 이상의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융 서비스회사 LPL 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수석 기술 전략가는 폴리티코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올 8월 이후 현재까지 10% 이상 상승했다. 역사적으로 정권 유지의 강력한 지표”라며 해리스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 强달러 기반 ‘트럼프 트레이드’ 여전
다만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예상한 투자 방식 또한 활황을 보이고 있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로화, 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월 한 달에만 3.2% 올랐다. 2022년 4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상승률이다. 트럼프 후보가 중국, 유럽연합(EU) 등에 강도 높은 관세 인상 등을 공약하면서 달러 가치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실제 2016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한 직후 달러 가치는 이후 두 달간 약 6.5%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는 원유 증산 계획을 올해 말까지 연기한다고 3일 밝혔다. 미 대선 승자를 좀처럼 점치기 힘든 상황, 중국 등의 경기 둔화 등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한 현실 등을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