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팝의 황제’ 만든 ‘팝의 대부’, 전설이 되다

입력 | 2024-11-05 03:00:00

그래미상 28회 퀸시 존스, 91세로 별세
1.1억장 팔린 잭슨 ‘스릴러’ 앨범 기획
TV-영화-뮤지컬 음악까지 다양한 활약
‘위아 더 월드’ 기획 등 사회공헌도 활발



마이클 잭슨(왼쪽)과 퀸시 존스가 1984년 2월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시 잭슨은 ‘스릴러’로 8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AP 뉴시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전성기를 이끄는 등 전설의 프로듀서로 불렸던 퀸시 존스가 3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1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존스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유족은 성명을 내 “존스의 음악적 본질이었던 사랑과 기쁨이 그가 만든 모든 것을 통해 세상과 공유되었다는 것을 알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그의 음악을 통해 존스의 심장은 영원히 뛸 것”이라고 추모했다.

1933년 시카고 출신인 고인은 부모의 이혼 뒤 아버지와 함께 워싱턴주로 이사했다. 14세 때 시애틀의 클럽에서 전설적 음악가 레이 찰스의 밴드에 들어가 트럼펫을 연주하며 음악가로서 여정을 시작했다. 1950년대부터 클리퍼드 브라운, 듀크 엘링턴 등 유명 재즈 아티스트의 앨범을 작업하며 명성을 쌓았다. 이후 70년 넘게 프로듀서뿐 아니라 뮤지컬, 영화음악, TV 프로그램 제작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고인은 마이클 잭슨의 전성기를 이끈 명프로듀서로 유명하다. 1979년 약 2000만 장이 판매된 잭슨의 첫 솔로 앨범 ‘오프 더 월(Off The Wall)’을 시작으로 ‘스릴러(Thriller)’, ‘배드(Bad)’ 등을 프로듀싱했다. 당시 외신은 “퀸시 존스의 마법의 손과 마이클 잭슨의 신비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뤘다”고 평했다.

특히 ‘빌리 진’ 등이 포함된 스릴러 앨범은 올해의 앨범상과 올해의 레코드 트로피 등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1억10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한 존스는 80번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 이는 팝가수 비욘세와 제이 지에 이은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그중 28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고인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 첫 취임 축하 행사를 맡기도 했으며, 1985년 아프리카 기근 구제를 위한 자선 기록인 ‘위아 더 월드’의 녹음을 총괄하기도 했다. 1995년에는 흑인 아티스트 중 최초로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진 허스홀트 인도주의상을 수상했다. ‘퀸시 존스 재단’을 설립해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존스는 2011년 첫 방한 당시 한국 아티스트 등을 만난 뒤 “한국의 전통 음악을 비롯해 한국 대중음악에는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고유의 한과 음악적 진정성이 있다. K팝은 세계 음악 시장에서 충분히 성공할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3년 첫 내한 공연 때는 “(2년 전) 환대 때문인지 신기하게도 시카고의 내 집에 와 있는 듯하다. 한국의 친구 등이 모두 따뜻한 가족 같다”며 한국에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