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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국 유엔대사 “北 ICBM 발사, 러 파병 가리려는 의도”

입력 | 2024-11-05 07:18:00

안보리, 北 신형 ICBM 발사 논의
유엔 “지역 안정에 심각한 위협”
韓 “대북제재 허점…불이행 결과”



ⓒ뉴시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4일(현지시각)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시험발사를 공식 논의했다.

안보리는 이날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비확산/북한’을 의제로 공식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북한이 지난달 31일 동해상으로 ICBM 1대를 발사한 이후, 한국과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몰타, 슬로베니아 등 7개국이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모하메드 칼레드 키아리 유엔 중동·아태 담당 사무차장보는 브리핑을 통해 “북한은 2021년 1월 새로운 군사력 확보를 목표로하는 군사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한 이후 최소 11번의 ICBM을 발사했다”며 “화성-19형은 비행시간과 고도 면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고, 북한이 개발한 두번째 고체연료 ICBM으로 발사 전 연료주입이 필요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전 모델인 화성-18형보다 더 큰 것으로 보고됐으며, 더 큰 탄두나 여러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북한의 또 다른 ICBM 발사는 심각한 우려 사항이며, 지역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보리 이사국들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하고 안보리 제재 무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연이어 내놨다. 한국은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는 한편, 제재 이행 강화를 촉구했다.

황준국 유엔대사는 “북한의 의도는 러시아에 있는 자국 군대로 집중된 세계의 관심을 돌리거나, 미국 대선 과정에서 존재감 과시 또는 외교적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의도와 관계없이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려는 시도가 분명하며, 이는 안보리의 여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며 한국은 가능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발사가 86분간 지속되고, 고도 7700㎞를 기록했다며 핵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도 소개했다.

황 대사는 “이번 발사는 빈곤한 정권이 어떻게 엄격한 안보리 제재 체제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양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장비, 자재, 기술 접근을 가능케하는 커다란 ‘루프홀(허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안보리 실패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 전세계가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특히 유엔 대북제재 이행을 평가하는 전문가패널이 지난 4월 러시아 반대로 해체된 것을 지적한 후 “반복적으로 유엔 헌장과 안보리 결의를 이반하며 심지어 핵무기까지 보유한 절망적인 두 국가의 결합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황 대사는 “대한민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정권의 생존 딜레마를 스스로 풀지 않는 한 북한은 심연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며 “도발과 핵, 미사일 프로그램 추구는 북한의 고난과 딜레마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북한의 우방국들은 북한이 스스로를 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