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준우승 삼성, 프리미어12 대표팀 ‘0명’ 위기
류중일 2024 WBSC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와의 1차 평가전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01. 뉴시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를 울상짓게 한 부상 악령이 ‘류중일호’까지 덮쳤다.
구자욱, 원태인, 김지찬이 모두 부상으로 낙마했는데 김영웅까지 합류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나서는 류중일 감독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국군체육부대(상무)와의 평가전을 전후해 최종 엔트리를 결정짓겠다는 계획이다.
최종 엔트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삼성 소속 선수가 계속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류 감독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가 지난달 11일 발표한 대표팀 훈련 소집 인원 35명 명단에 4명의 삼성 선수가 포함됐다. 선발 투수 원태인, 내야수 김영웅, 외야수 구자욱과 김지찬이 발탁됐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도중 구자욱과 원태인이 부상을 당했다.
구자욱은 지난 10월 15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도루를 하다가 왼쪽 무릎을 다쳤다. 병원 정밀검사 결과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손상 진단이 나왔다.
타선의 핵심인 구자욱이 빠지면서 삼성 타선의 무게감은 아무래도 떨어졌다. 삼성은 구자욱의 이탈 이후 시원시원한 타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한국시리즈 도중에는 원태인이 다쳤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원태인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비로 경기가 서스펜디드(일시정지) 선언되기 전까지 5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정밀검사 결과 어깨 관절 와순 손상과 회전근개 힘줄염이 발견돼 회복에 4~6주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구자욱과 원태인이 대표팀 합류 전부터 부상으로 낙마했는데 김지찬까지 빠졌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발목에 불편함을 느꼈던 김지찬은 한국시리즈 일정을 모두 마치고 지난달 30일 대표팀 소집 훈련에 합류했지만, 발목 부상을 떨치지 못해 결국 엔트리 제외가 결정됐다. 검사 결과 전치 3~4주 진단이 나왔다.
구자욱과 원태인, 김지찬 모두 대표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줘야하는 자원들이었다.
구자욱은 이번 시즌 129경기에서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044로 맹타를 휘둘렀다. 타율 4위, 홈런 5위, 타점 4위, OPS 2위였다.
이번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중심타선을 이끌 재목으로 손꼽혔다.
원태인은 대표팀 원투펀치로 기대를 받았다.
올해 28경기에 등판해 159⅔이닝을 던지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66을 작성했다. 공동 다승왕도 차지했다.
대표팀 소집 훈련 명단에 포함한 외야수 6명 중 구자욱이 이탈하면서 올해 외야수로 전향한 뒤 수비에서 안정감을 더해가던 김지찬의 합류 여부도 중요했다.
하지만 김지찬이 빠지면서 류 감독은 대표팀 외야진을 4명으로만 꾸리게 됐다.
올해 타격에서도 타율 0.316, 출루율 0.405에 42도루를 기록하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 김지찬의 합류 불발이 류 감독으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삼성 소속의 주요 선수들이 빠지면서 구상이 틀어진 류 감독은 김영웅이 어깨 통증을 호소해 고민이 더 깊어졌다.
김영웅은 오른쪽 견갑 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정상 훈련이 어려운 상태다. 지난 1~2일 쿠바와의 평가전에도 모두 결장했다.
올해 28홈런, 장타율 0.485를 작성하며 잠재력을 꽃피운 김영웅은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다.
김영웅까지 빠지면 류중일호는 또다시 전력 손실을 겪어야 한다.
일단 류 감독은 6일 상무와의 평가전까지 김영웅의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때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제외될 전망이다.
김영웅마저 합류가 불발되면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인 삼성에서는 대표팀 선수가 한 명도 발탁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