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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확실시

입력 | 2024-11-05 09:25:00

최종 등재 여부는 12월 결정



메줏덩어리에 항아리 속 장물을 부으면서 잘게 부수는 ‘장 가르기’ 과정. 국가유산청 제공


콩을 발효해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먹는 우리의 장(醬)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유네스코가 5일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 기구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영문 명칭 ‘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 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를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평가 기구는 한국의 장 문화에 대해 “밥, 김치와 함께 한국 음식 문화의 핵심”이라며 “집마다 (맛이나 방식이) 다르며 각 가족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평가 기구는 심사 결과를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하는데, 등재 권고 판정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어 사실상 등재가 확정된 셈이다. 최종 등재 여부는 12월 2∼7일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등재되면 한국은 23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장 담그기는 고대부터 폭넓게 전승되는 전통 음식문화 중 하나로, 재료를 준비해 장을 만드는 전반적 과정을 아우른다. 삼국시대부터 장을 만들어 즐겨 먹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장을 보관하는 창고인 장고(醬庫)를 두고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직접 장을 담그고 관리할 정도로 장을 중시했다.

콩을 발효해 먹는 문화권 안에서도 한국의 장은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을 담글 때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 등의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중국이나 일본과 구별된다. 특히 메주를 띄운 뒤 된장과 간장이라는 두 가지 장을 만들고, 오래된 씨간장에 새로운 장을 더하는 방식은 한국만의 독창적인 문화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2018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한국은 중국,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목을 많이 보유한 나라다.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 등재된 ‘한국의 탈춤’(2022년)까지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 총 22건을 보유하고 있다. 인류무형유산 다등재 국가로 분류돼 2년 간격으로 1건만 신청이 가능하다. 2026년에는 ‘한지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이 등재에 도전한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