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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기혼자보다 우울증 위험 80% ↑…고학력 男이 가장 취약

입력 | 2024-11-05 14:43: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혼인 사람은 결혼한 사람보다 우울증 증상을 겪을 확률이 최대 80%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증 위험은 남성과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전 세계 성인 약 5%가 주요 우울 장애를 겪을 정도로 우울증은 주요한 공중보건 문제다.

마카오 폴리테크닉 대학교(Macau Polytechnic University)가 주도하고 중국 칭화대학교, 창즈의대, 홍콩대학, 말레이시아 인티대학과 미국 하버드 T.H. 찬 공중보건 대학원 소속 연구원이 공동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영국, 멕시코, 아일랜드 등 7개국 참가자 10만 65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최단 4년, 최장 18년의 추적 관찰을 통해 연구진은 미혼자가 결혼한 사람에 비해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79%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국은 47%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 후 이혼하거나 별거 중인 사람은 정상적으로 부부생활 중인 이들과 비교해 우울증 증상에 시달릴 위험이 99% 더 높았고, 사별한 경우 그 위험은 64% 더 컸다.

아시아 국가 미혼자들에 비해 서양 국가 미혼자들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동양 문화권은 문제가 되기 전에 더 높은 수준의 감정적 고통을 견디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동 아시아 국가의 미혼 참가자들이 우울증 증상에 걸릴 위험이 더 낮은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험은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높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이 낮은 교육 수준을 가진 사람보다 더 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성별 차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여성이 ‘더 크고 강력한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혼한 이들의 우울증 증상 비율이 낮은 것은 부부간 사회적 지원의 교환,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 그리고 부부가 서로의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론했다.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중대한 공중 보건 문제로 나타나고 있으며, 결혼 여부는 잠재적인 위험요인으로 인식되어 왔다”며 “우리의 분석은 모든 국가에서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한 사람들보다 우울증 증상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처럼 고조된 취약성은 특히 서구 국가들의 고등교육을 받은 독신 남성 사이에서 두드러졌다”라고 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울러 특정 국가들에서 음주와 흡연이 독신, 사별 또는 이혼한 사람들의 우울증 증상을 악화시켰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우 음주 습관이 미혼자의 우울증세 악화와 관련이 있었다.

다만 이 연구에 사용한 데이터를 임상 진단이 아닌 자가 보고 설문지를 통해 수집했고, 이성애자 커플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는 점은 한계라고 인정했다.

참고자료: Association and causal mediation between marital status and depression in seven countries.(-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2-024-02033-0)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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