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값 하락… 두달째 ‘1%대 물가’ 배추-무, 폭염에 1년새 50%대 급등 김장철 앞둔 소비자들 부담 커져 정부 “김장재료 조기출하-공급확대”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배추를 진열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3% 올라 두 달째 1%대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김장 재료인 무(52.1%), 배추(51.5%) 등의 가격은 1년 전보다 크게 뛰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뉴스1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3%에 그치며 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오름 폭을 보였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10% 이상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배추와 무를 비롯한 채소류 물가는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라 ‘김장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올랐다. 2021년 1월(0.9%) 이후 가장 낮은 상승 폭으로,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4월(2.9%) 3% 아래로 내려온 뒤 5개월간 2%대를 유지하다 9월부턴 2%를 밑돌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10.9% 떨어졌다. 지난해 7월(―25.9%)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석유류가 끌어내린 전체 물가 상승률은 0.46%포인트였다. 석유류 가격이 떨어지면서 공업제품 가격 역시 1년 전보다 0.3% 하락해 3년 8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보였다.
일부 과일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폭염으로 인해 작황이 부진했던 귤은 1년 전보다 22.0% 올랐고 토마토 가격도 21.3% 상승했다. 다만 올 초 금(金)사과로 불리며 가격이 치솟았던 사과는 가격이 전년보다 20% 하락했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는 2.9% 오르며 전체 물가를 0.96%포인트 끌어올렸다.
정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있는 만큼 김장 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가격이 크게 오른 배추(2만4000t)·무(9100t)의 계약 재배 물량을 시장에 빠르게 공급하고, 고추·마늘·양파 등 양념 채소(2000t) 공급도 확대한다. 또 다음 달 4일까지 배추·무(최대 40%), 대파·마늘·천일염·젓갈(최대 50%) 등 김장 재료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물가 상승률은 올 연말까지 2% 안팎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초중반, 근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으로 둔화했다”며 “물가 안정의 기반이 견고해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근원물가가 2% 부근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는 연말로 갈수록 2%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