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NASA 첫 공동 개발 ‘코덱스’ 태양 코로나의 온도-속도 측정나서 우주정거장 도킹해 최장 2년 임무수행 성공땐 우주날씨 대응 새 역사 열어
한국천문연구원이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공동 개발한 태양 코로나그래프(왼쪽 사진). 코로나그래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오른쪽) 도달을 목표로 5일 발사됐다. 코로나그래프는 ISS에서 최대 2년간 태양을 관측할 예정이다. 한국천문연구원·NASA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개발한 태양 관측 망원경인 ‘코로나그래프(코덱스·CODEX)’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4일 오후 9시 29분(현지 시간·한국 시간 5일 오전 11시 29분) 발사됐다. 코덱스는 세계에서 최초로 태양 코로나의 온도와 태양풍의 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망원경이다. 인공위성 운영 및 유인 우주 탐사에 필수적인 우주 날씨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코덱스는 한국 시간으로 6일 오전 1시 29분경 국제우주정거장(ISS) 도달을 목표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으로 발사됐다. ISS에 도킹한 뒤 약 일주일간 로봇팔에 의해 ISS 외부 탑재체 플랫폼에 설치되면 3∼4주간의 시범 운영을 하게 된다. 코덱스는 6개월에서 최대 2년간 ISS에서 태양 코로나를 관측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태양 코로나는 태양의 바깥 영역으로 지상에서는 태양이 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 때만 관찰이 가능해 연구 데이터가 충분하지 못하다. 코덱스는 인공적으로 태양을 가려 개기일식 때처럼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는 장비다. 90분에 한 번씩 지구를 도는 ISS에서 코덱스는 최대 55분간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다.
태양풍은 태양에서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는 입자들의 흐름으로, 태양 표면 근처에서는 초속 수십 km로 나아가지만 코로나를 거쳐 지구 근처에 오면 초속 500km 이상으로 가속된다. 태양풍이 가속하는 데 코로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역시 오랜 난제로 남아 있다.
이런 고속 태양풍이나 불규칙적인 태양의 폭발 등은 지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인공위성 운영 및 통신에 문제를 일으키고, 북극 항로에서 우주방사선 피폭이 심해지기도 한다. 두 가지 난제를 해결하게 된다면 태양의 활동을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해 우주 날씨 변화에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다.
코덱스는 NASA와의 첫 공동 개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몇몇 국가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ISS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우주 탐사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덱스 개발 및 운영에서 천문연은 핵심 기술인 편광 카메라, 필터 휠, 구동 제어기 등 하드웨어와 지상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았다. NASA는 광학계, 태양 추적 장치 등을 개발했으며, ISS 설치와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강현우 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 임무설계 프로그램장은 “태양 연구와 우주 날씨 예측 분야에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