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12년 만에 서울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서초구 서리풀지구에 주택 2만 채를 공급하겠다고 5일 발표했다. 경기 고양 대곡, 의왕 오전왕곡, 의정부 용현 등 서울 경계로부터 약 10km 이내 지역 3곳에도 3만 채 규모의 신규 택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내년 지구 지정,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라는 공급 시간표도 내놨다. 내년 상반기에도 수도권에 3만 채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8·8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대규모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했지만 이것만으로 당장의 공급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 예상으로도 입주까지 최소한 7년이 걸린다.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 후 입주까지 10년 안팎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다. 공급 확대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던졌으니 시장이 기다려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겠지만 정부 약속만 믿고 있기엔 너무 긴 시간이다.
과거 신도시 사업 등을 보면 예정 시간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3기 신도시는 최초 입주 시점이 2025년 상반기였는데 토지 보상 등의 문제로 1, 2년 늦춰졌다. 17만4000여 채 중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가는 물량은 전체의 6% 수준에 불과하다. 2020년 이후 인허가를 받은 공공분양 아파트 10곳 중 6곳은 올해 7월까지 착공하지 못했다. 정부가 사업 전 과정을 꼼꼼히 챙기면서 공급 속도를 높이지 못하면 전례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