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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혼전, 세계가 美선택 지켜본다

입력 | 2024-11-06 03:00:00

[2024 대선 미국의 선택]
마지막 여론조사도 오차범위내 박빙
7개 경합주 한쪽 쏠림 현상땐… 오늘중 당선자 윤곽 드러날수도
해리스 “통합” 트럼프 “美 구해야”




마지막 날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맞불 유세’ 미국 대선 전날인 4일(현지 시간)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피츠버그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역시 피츠버그에서 맞불 유세를 펼쳤다. 두 후보는 이날 각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와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마지막 유세를 가지며 선거 운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피츠버그=AP 뉴시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5일(현지 시간) 시작됐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선거 운동 마지막 날인 4일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맞불 유세를 벌이며 승리를 다짐했다.

첫 개표 딕스빌노치, 해리스-트럼프 3 대 3 동률 미국 대통령 선거날인 5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가장 먼저 투·개표를 끝낸 뉴햄프셔주 딕스빌노치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손으로 쓴 개표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등록 유권자가 6명인 작은 마을 딕스빌노치는 5일 0시에 투표를 시작해 개표까지 13분이 걸렸다. 올 대선의 초박빙 판세를 보여주듯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3 대 3으로 동률을 이뤘다. 딕스빌노치=AP 뉴시스

미 대선 현장투표는 5일 0시 뉴햄프셔주의 산간마을 딕스빌노치를 시작으로 50개 주(州)에서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6명이 투표해 바로 개표한 딕스빌노치에선 두 후보가 3표씩을 얻었다. 소수 인원이 참여한 투표지만 올해 대선의 초접전 양상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격 개표는 5일 오후 6시(한국 시간 6일 오전 8시) 인디애나와 켄터키주에서 투표가 끝난 뒤부터 시작된다. 승부를 좌우할 이른바 ‘7대 경합주’에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한국 시간으로 6일 오후에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수도 있다. 젠 오말리 딜런 해리스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주는 5일 밤(한국 시간 6일 오전)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다만 접전이 이어지면 며칠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후보는 4일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등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5차례 유세를 가졌다. 같은 날 트럼프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주를 거쳐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유세를 마무리했다. 해리스 후보는 마지막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미국을 분열시킨 트럼프 시대가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그랜드래피즈 유세에서 “조 바이든(대통령)과 카멀라가 미국을 망쳤다”며 “내가 미국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회전문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4일 발표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은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주 등 4개 주에서 1∼2%포인트 차로 해리스 후보보다 높았다. 위스콘신과 네바다주는 동률이었고, 미시간주는 해리스 후보가 2%포인트 더 높았다.




해리스 ‘록키’ 계단서, 트럼프 당선때와 같은 곳서 “승리” 호소


경합지 돌며 마지막 유세 총력전
해리스, 펜실베이니아에 막판 집중 “난 언더도그… 새 리더십 위한 시간”
트럼프, 하루 3개주 1800㎞ 이동 “더는 못참아… 카멀라 해고해야”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4일(현지 시간)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마지막 유세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내내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에 머무르며 5개 도시에서 유세를 벌이는 ‘다걸기(올인)’ 전략을 폈다. 트럼프 후보는 남동부인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북동부인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주 등 하루에만 3개 주 약 1800km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쉬지 않고 운전해도 17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 해리스, 영화 ‘록키’ 계단서 마지막 유세

해리스 후보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탄광촌 스크랜턴을 시작으로 앨런타운, 레딩, 피츠버그를 거쳐 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서 마무리 유세를 벌였다. 펜실베이니아주는 대선 승패를 결정할 7대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대통령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또 필라델피아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흑인과 라틴계 인구가 많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일부 유권자의 집을 직접 방문했다. 또 낙태권 의제를 강조하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여성, 청년, 라틴계 결집에 나섰다.

특히 그는 철강 도시 피츠버그에서 철강업 쇠락으로 1982년 폐쇄된 뒤 국가사적지가 된 US스틸의 ‘캐리 용광로’를 찾았다. US스틸은 일본제철로의 인수가 발표됐지만 해리스 후보는 이에 반대한다는 뜻을 줄곧 밝혔다. 과거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지만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후보 지지 성향을 보이는 백인 노동자층에 구애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5일 0시 영화 ‘록키’에 나왔던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 앞에서 유세를 갖고 대미를 장식했다. 영화 속 무명 복서 ‘록키’는 인생을 뒤바꾸는 시합을 준비하기 위해 이 계단을 오르며 훈련한다. 최초의 미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그는 자신을 ‘언더도그(약자)’로 칭하며 “약자로 시작해 승리를 향해 올라가는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라는 의미에서 이곳을 마지막 유세지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리더십을 위한 시간”이라며 “다음 미국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유세에는 ‘토크쇼 여제’ 오프라 윈프리, 유명 가수 레이디 가가와 케이티 페리, 푸에르토리코계 가수 리키 마틴, 해리스 후보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 트럼프, 1800km 강행군…“어게인 2016”

트럼프 후보는 최근 허리케인 ‘헐린’이 강타한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같은 날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취임 첫날 사상 최대 규모의 범죄자 추방 프로그램을 시작하겠다”며 불법이민 근절 의지를 강조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으로 이동한 그는 해리스 후보가 속한 바이든 행정부의 고물가, 불법이민 등을 비판했다. 그는 “여러분은 내일 카멀라에게 ‘우리는 충분히 참았다. 더는 못 참겠다. 너는 미국에서 가장 무능한 부통령이다. 카멀라 넌 해고야(You’re fired)’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이 명문대인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출신이라는 점,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에서 총격범의 암살 시도로 오른쪽 귀에 총알이 관통했던 경험 등도 언급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세에선 이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철강 노조를 겨냥해 “내가 미 제조업을 지킬 적임자”라고 외쳤다. 폭스뉴스의 간판 여성 앵커 메긴 켈리,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명 야구선수 로베르토 클레멘테의 가족, 장남 트럼프 주니어 등도 연단에 올랐다. 낙태권을 중시하는 여성 유권자, 지난달 27일 자신을 지지하는 백인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섬”이라고 발언한 데 실망한 라틴계 유권자를 달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후보는 마지막 유세지인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선 “(나의) 마지막 대선 유세”라며 “미시간주에서 이기면 이 역사적인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2016년과 2020년 대선 때도 그랜드래피즈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였다. 여론조사 열세에도 깜짝 승리를 이뤄냈던 2016년 대선을 재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시간주 역시 경합주(선거인단 16명)이며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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