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선 미국의 선택] ‘롤러코스터’ 美대선, 결정적 5장면 바이든 TV토론 후 당내 “망했다”… 현직 대통령 첫 낙마-해리스 승계 트럼프, 총 맞고도 “싸우자” 세 결집… 막판엔 “캣 레이디” “파시스트” 공방
5일(현지 시간) 대장정이 마무리된 미국 대선 레이스는 당초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재대결·두 사람은 2020년 대선에서 격돌)’로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6월 27일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에게 ‘완패’하며 이번 대선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7월 13일 트럼프 후보는 야외 유세 중 암살 시도를 겪었고, 같은 달 21일 바이든 대통령은 TV토론 참패 뒤 제기된 대선 후보직 사퇴 요구를 받아들여 대선 후보에서 물러났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새 대선 후보로 지명되며 트럼프 후보와의 초접전 구도가 선거 막판까지 펼쳐졌고, 두 진영 간 ‘네거티브 공세’도 극에 달했다. 약 5개월 동안 초유의 사태와 초박빙 승부가 이어진 이번 대선을 놓고 ‘롤러코스터 같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①TV토론에서 무너진 바이든
민주당 내부에서는 “우린 망했다(we’re f**ked)”는 목소리까지 나왔고 후보 교체론이 제기됐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특유의 거침없고 명쾌한 발언을 쏟아내며 바이든 대통령과의 차별점을 부각시켰다.
②트럼프 암살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7월 13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피격당해 오른쪽 귀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 보이며 “싸우자(Fight)”라고 외치고 있다. 버틀러=AP 뉴시스
트럼프 후보는 피격당해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면서도 지지자들을 향해 오른손을 높이 들어 올리며 “싸우자(Fight)”고 외쳤다. 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트럼프 후보의 이 모습은 공화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
③경선 승리한 현직 대통령 최초 사퇴
암살 시도를 이겨낸 트럼프 후보의 부상으로 궁지에 몰린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 강도를 높였다. 공화당이 대선과 상하원 선거 모두 이기는 이른바 ‘트라이펙타’는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대선일까지 107일 앞둔 7월 21일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현직 미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도 중도 사퇴한 첫 사례였다.
④해리스의 부상
9월 2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어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으로 합동 유세를 가지고 있다. 피츠버그=AP 뉴시스
⑤초박빙 구도 속 극으로 치달은 네거티브전
7대 경합주를 중심으로 지지율 1∼2%포인트 차의 초박빙 대결이 이어졌고,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상대에 대한 거친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다” “해리스는 인도계였으나 갑자기 흑인이 됐다”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과거 자녀가 없는 여성을 비하하는 ‘캣 레이디(cat lady)’ 발언을 했던 게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는 파시스트의 정의에 해당하는 사람” “독재자들이 트럼프를 응원한다”고 몰아세웠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 유세에 나섰던 백인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의 푸에르토리코 ‘쓰레기 섬’ 발언도 논란이 됐다. 이 발언 뒤 바이든 대통령이 “내가 보는 유일한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들”이라고 말한 것 역시 큰 비판을 받았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