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사실상 확정한 후 내놓은 소감이다. 그는 선거 다음날인 6일(현지 시간) 오전 2시 24분경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컨벤션센터 무대에 올라 지지층을 상대로 승리 연설을 했다. 이 연설에서부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며 속도감 있게 공약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두 차례 암살 시도를 모면한 것을 언급하며 “신(神)이 나의 생명을 구한 이유는 조국을 구하고 미국을 위대하게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그 사명을 함께 완수할 것”이라고 외쳤다. 이어 “우리 앞에 놓인 과제가 쉽지 않겠지만 내 영혼의 모든 에너지와 정신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접전이 이어질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깨고 주요 경합주에서 대승을 거둔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역사에서 본적 없는 역사적인 정치적 재편”이라며 “노조원과 비(非)노조원, 흑인과 라틴계·아시아계·아랍계 등 미국 구석구석에서 상식을 갖춘 미국인들이 통합돼 가장 크고 넓은 정치적 연합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대선 때는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중 306명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다만 당시 전국 득표율에서는 약 2.1%포인트 격차로 뒤졌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게 선거인단과 전국 득표율 모두 앞섰고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도 탈환했다.
첫 대선 승리 연설 당시에는 ‘통합’과 ‘단결’을 강조했지만, 이번에는 “지난 4년간의 분열을 뒤로하고 단결할 때다”란 원론적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당선인은 민주당 소속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로 이번 대선에서 당초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중도 사퇴후 자신을 지지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도 언급했다. 그는 백신 반대론자인 케네디 주니어를 두고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그에게 보건수장직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