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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서 ‘재선 스트롱맨’으로… 사법리스크-암살위기 딛고 부활

입력 | 2024-11-07 03:00:00

[트럼프 재집권] 트럼프는 누구인가
군사학교 거쳐 와튼스쿨서 학사… 물려받은 사업 키워 4조원 재산 일궈
2016년 “美 위대하게” 대통령 첫 당선… 재선 실패 4년뒤 지지층 결집해 컴백



환호하는 트럼프 지지자 5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공화당 지지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이 적힌 파우치를 들고 두 손을 치켜든 채 환호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P 뉴시스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

내년 1월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민주주의를 훼손시켰다”는 악평을 받는 반면, 지지자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리더라고 추켜세운다. 다만 억만장자이자 TV 스타 출신인 그가 여러 난관을 딛고 다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됐다는 점엔 이견이 없다.

● 사업가에서 대통령까지

1946년 6월 14일 뉴욕에서 태어난 트럼프 당선인은 1885년 미국으로 건너와 자수성가한 독일계 이민자의 후손이다. 사립 뉴욕군사학교를 나온 뒤 포덤대 경영학과를 거쳐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은수저 출신 무능력한 경영인”이라고 비판받았다.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개인 재산은 약 67억 달러(약 4조2180억 원)에 이른다. 2004년부터 14년간 NBC방송 TV쇼 ‘어프렌티스(견습생)’의 진행자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그는 원래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1988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나서려다 실패했다. 공화당(1987∼1999년)과 개혁당(1999∼2001년), 민주당(2001∼2009년) 등으로 당적을 바꾸며 2000·2004·2012년 대선 때도 출마를 저울질했다.

2015년 공화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그는 선거 기간 내내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과 동맹국에 대한 거친 비난으로 논쟁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운 그는 저학력 백인 유권자의 몰표로 이변을 일으켰다. 결국 2016년 미 대선에서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 기존 정치에서 벗어난 파격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는 부침이 상당했다. 소셜미디어로 인사와 정책을 발표하고, 해외 정상들과 자주 충돌했다. 주요 무역협정과 기후협약, 안보합의에서 탈퇴했으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일으켰다.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 등 파격적인 외교 행보도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러시아 게이트’ 특검 수사 등의 스캔들로 미 하원에서 탄핵받은 세 번째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은 치명타가 됐다. 2020년 대선에서 패하며, 재선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네 번째 현역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2021년 1월 6일 워싱턴에 집결한 지지자들에게 “지옥처럼 싸우라”고 연설했다. 이로 인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졌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승부사 기질은 올해 대선 때도 효과를 발휘했다. 7월 유세 중 암살 시도범의 총탄이 귀를 관통하는 부상을 입고도 주먹을 치켜드는 ‘세기의 사진’은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트럼프 당선인은 충동적이고 과격한 행보로 분열을 일으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동시에 기존 정치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으로 변화를 만든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그가 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홍성돈 기자 handyhs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