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라틴계 남성 54%가 트럼프 지지 해리스, 흑인 남성 득표율도 떨어져 첫 투표 유권자 55% “트럼프 찍어”
“‘히든 해리스(Hidden Harris)’는 없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숨은 지지자들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다. 겉으론 지지를 표하지 않더라도 투표 때는 해리스 부통령을 찍는 ‘여성 유권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크게 빗나갔다. 미 CNN방송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여성의 54%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으며, 44%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투표했다. 이는 2020년 대선 때 전체 여성의 55%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것과 별 차이가 없다. AP통신도 자체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히든 해리스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백인 여성 유권자들은 여전히 해리스 부통령(47%)보다 트럼프 당선인(52%)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원래 라틴계는 남녀 구분 없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그간 이전의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들에 비해 낮은 지지율에 허덕였다. 일각에선 미국에서 태어난 라틴계 유권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초강경 반(反)이민 공약을 내놓아도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여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심지어 전국 흑인 남성의 지지율도 떨어졌다. 출구조사에서 78%의 지지를 얻어 2016,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90% 이상의 압도적 몰표를 받은 것과 비교된다.
남성 유권자들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이유는 뭘까. 성소수자나 낙태권 등의 의제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과하게 진보 성향을 드러냈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AP통신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약 절반이 “정부와 사회의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가 지나치다”고 답했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한 젊은 유권자 또한 트럼프 당선인을 더 많이 지지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55%가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44%에 그쳤다. 미 NBC방송은 “2020년 대선 때는 이들의 64%가 바이든 대통령을, 32%가 트럼프 당선인을 찍었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