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1.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를 언급하며 “(명 씨와) 부적절한 일을 한 것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경선 막바지에 명 씨가 관여하는 문제가 도를 넘자 연락을 끊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다만 대통령 취임식 전날 명 씨로부터 한 차례 전화를 받았고, 대통령실 참모진의 해명에선 해당 내용이 빠졌던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가 명 씨와 지속적으로 연락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취임하고 나선 몇 차례 연락했다고 하고,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명 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후 대통령실은 경선 막바지부터 소통을 끊었다고 했는데 최근 취임식 전날 명 씨와의 녹취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대선 경선 이후 윤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명 씨 간 육성 통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거짓 해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설명을 좀 자세하게 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명 씨와 소통하게 된 계기부터 관계를 끊었다가 대통령 취임식 전날 연락을 받았던 상황까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명 씨 관련 의혹이 보도된 뒤 비서실에 경선 뒷부분에 가서 그럴 만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명 씨에) 연락하지 마라고 한 적이 있고, 당선된 이후에 (명 씨에게) 연락이 왔는데 선거 초입에 도움을 준다고 움직였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이야기한 기억이 있다고 얘기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서실에서 관련 정황을 상세히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경선 후반기부턴 사실상 연락을 안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는 것.
김 여사는 2021년 7월경 명 씨에게 “명 선생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명 씨와 수시로 연락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윤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취임하고 하면 그 전과는 소통 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하니까 본인(김 여사)도 줄인 것 같고 몇 차례 정도 (명 씨와) 연락했다고 하더라”면서 “좀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고, 몇 차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야권은 윤 대통령 부부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는지가 핵심 의혹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공개된 녹취에서 명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당선인 시절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취임식 전날 제 기억에는 외교 특사들 응대만 하루종일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을 가지고 제가 왈가왈부할 수도 없고 저 나름대로 고3 입시생 이상으로 바빴다”며 “당의 중진 의원들이 저한테 전화해서 이런 점은 여론이 좋지 않으니 부탁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원리원칙만 얘기했지 누굴 공천 주라는 얘기는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