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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김건희 특검법’에 “정치선동이고 인권유린…아내에 대한 사랑과 변호 차원 아냐”

입력 | 2024-11-07 10:48:00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사법작용이 아닌 정치선동“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이런 것을 갖고 특검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제 아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인권 유린“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특검법 반대가 “아내에 대한 사랑과 변호 차원의 문제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특검법 관련 질문에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특검 시행 여부를 국회가 결정해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며 “이는 명백히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삼권분립 체계에 위반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미 2년 넘도록 수백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조사하고, 김건희(여사)를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다”며 “그러나 기소를 못 하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다시 이런 방대한 규모의 수사팀을 만들어 수사한다는 것은 문제”라며 “다시 수사하면 제 아내뿐 아니라 많은 사람을 재수사해야 하는데, 통상 수사로 한번 털고 간 것에 대해서는 반복하지 않는 일사부재리를 적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것을 갖고 특검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제 아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인권 유린“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도 마찬가지고,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있으면서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가족과 관련해 특혜를 준다는 것은 국법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절대 안 된다. 그걸 (지키지) 못할 것이라면 대통령, 검찰총장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사랑하는 아내지만 과오나 불법을 저질렀다면, 만일 제 신분이 변호사라면 아내를 디펜스(방어) 해줘야겠으나 검찰총장이나 대통령으로 있다면 그렇게 할 수는 없다”며 “(특검법 반대가) 아내에 대한 사랑과 변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尹 “제2부속실장 오늘 발령…아내 대외활동 ‘사실상 중단’ 기조 이어갈 것”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여사의 업무를 보좌할 제2부속실과 관련해선 “제2부속실장은 오늘 발령을 냈다”고 밝혔다. 또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선 “(김 여사가) 외교 관례상, 국익 활동상 반드시 (대외활동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일을 제외하곤 사실상 중단해왔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결국 대외활동은 국민들이 좋아하면 하고,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제 (김 여사의) 활동이 많이 줄어드니까 꼭 해야할 일을 판단할 거다. (제2부속실이) 그런 것들을 잘 하면 그런 리스크는 좀 줄어들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부부싸움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제 아내라고 변명하는 게 아니라 어떤 면에서 보면 (아내가) 순진한 면도 있다.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바탕에서 잘못을 엄정히 가리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김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를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에게 욕 안 얻어 먹고 원만하게 잘 하길 바라는 걸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일각에서 제기된 대통령실 내 ‘김건희 라인’에 대해서도 “굉장히 부정적인 소리로 들린다”며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서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처럼 청와대 야당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아내로서 하는 일을 국정 농단이라 칭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지만, 제 집사람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면서도 “제 아내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더 신중하게 매사 처신을 잘 해야 하는데 국민들께 걱정끼친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