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현지시각) 워싱턴DC 하워드대에서 패배 승복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2024.11.07. 워싱턴=AP/뉴시스
‘무당파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지지’ ‘민주당 집토끼 이탈’ 등 해리스 부통령의 패배 원인을 두고 여러 가지 원인이 제시되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올해 대선 개표 결과 분석을 토대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낮은 투표율과 공화당의 결집을 주요 패배 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오후 기준 카운티 2700곳 이상에서 최소 95% 이상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폴리티코는 이 중 거의 1100곳의 전체 투표율이 지난 대선 때보다 높아졌다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투표율이 증가한 해당 카운티의 99%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득표 수가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반면 대부분의 민주당 텃밭에서는 4년 전에 비해 되레 투표율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재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가 거의 확정된 카운티 150곳 중 지난 대선 때보다 투표자가 늘어난 곳은 13%에 불과했다.
같은 주 안의 서로 다른 카운티를 비교하면 이같은 경향성이 더욱 뚜렷하게 관찰됐다. 최대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주 내에서도 흑인과 히스패닉계 인구 비율이 높아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아성’으로 여겨지는 필라델피아 카운티의 경우 지난 대선 때보다 투표율이 낮아졌다. 반면 요크, 버틀러 카운티와 같이 공화당세가 강한 농촌 및 교외 지역에서는 투표율이 높아졌다.
지난 대선에 비해 올해 대선에서 투표율이 가장 크게 감소한 카운티인 오하이오주의 쿠야호가 카운티와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 또한 원래 공화당이 강세인 주 내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것이 특징인 카운티다.
이미 사전투표율에서도 ‘공화당 결집’의 조짐이 확인됐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사전투표용지의 조작 가능성을 들어 지지자들의 사전투표를 만류했지만, 올해 유세에서는 사전투표를 적극 장려했다. 그 결과 사전투표 참여자들의 소속 정당을 분류해 발표하는 일부 주 통계를 종합하면 정당이 확인된 올해 사전투표자 약 4285만 명 중 35.7%가 공화당원으로, 민주당원(37.5%)과 근소한 차이 만을 보였다. 이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화당 결집의 조짐인지, 원래 투표를 하려던 공화당원들이 평소보다 일찍 투표한 것 뿐인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결국 전자로 드러난 셈이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