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과 맞대결에는 “홈에서 꼭 이기도록”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11.07. 뉴시스
프로축구 FC안양의 창단 첫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승격을 지휘한 유병훈 감독이 좀비처럼 쓰러지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병훈 감독은 7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승격을 상상해 왔지만 다이렉트 승격은 감히 꿈도 못 꿨다. 시즌 중반을 지나면서 상상을 조금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다.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초보 감독이라 부족했지만 경험 있는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좋은 선수들인데 작년에 성적을 못 내서 올해도 같이하고 싶었다. 동계훈련을 잘해서 승격을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K리그2 원년 멤버인 안양은 창단 11년 만에 K리그1 승격을 확정했다.
유 감독은 “K리그1에서 큰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PO)에 들어가는 것이다. 안양이 쉽게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게 목표다. 올해도 그랬지만, 약속을 지키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중원으로 거치는 꽃봉오리 축구를 내세웠는데, 내년에 새로운 건 하기보단 안양이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좀비처럼 1부리그에 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석코치에서 올라온 유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안양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이후 아산 무궁화, 서울 이랜드, 19세 이하(U-19) 대표팀을 거쳐 다년간 코치 경험을 지냈으나, 대부분을 안양에서 보냈다.
유 감독은 “코치로서 안양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여러 감독님을 만났는데 그분들의 장점을 메모하는 습관이 이번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K리그1에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전력 보강이 필수다. 유 감독은 “센터포워드와 센터백에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양이 K리그1로 올라가면서 FC서울과의 맞대결도 성사됐다.
이후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게 지금의 FC안양이다.
안양과 서울은 2017년 4월19일 FA컵(현 코리아컵) 32강전에서 한 번 맞붙은 적이 있는데, 당시 서울이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유 감독은 “1부에서 안양이 서울을 홈으로 불러 경기하는 게 안양 팬들과 시민의 염원이었는데 이룰 수 있어 기쁘다”며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도 든다. 1부는 처음이라 항상 도전자로 임하겠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안방에서 1경기는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구단 첫 K리그1 승격을 이룬 유 감독은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유 감독은 “1부에 올라가는 만큼 예산 지원이 있어야 한다. 시급한 건 훈련장 마련이다. 선수들이 오전에 훈련한 뒤 쉴 곳이 없어 카페에 가곤 한다. 그러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안양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유 감독은 “선수들도 얘기했지만, 안양 팬들은 절대 선수를 욕하지 않는다. 승격에 11년 걸렸지만, 팬들은 20년을 넘게 지켰다. 내년에 있을 자리가, 팬들이 있을 자리”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