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나 안 쓰는 식품 부위를 사용해 새롭게 식품을 만드는 ‘푸드 업사이클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식품, 외식, 유통업체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위해 앞다퉈 업사이클링 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리하베스트 식빵
일부 업체들은 업사이클링 식품을 직접 제조해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6월 샌드위치를 만들고 남은 식빵 테두리를 사용한 수제 맥주인 ‘크러스트 맥주’를 선보였다. 던킨은 지난달부터 쌀겨를 필링으로 가공해 제작한 ‘업사이클 쌀겨 필드’를 제조해 판매 중이다. 아워홈은 배추김치 제조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배추 겉잎인 청잎을 활용한 김치를 식품박람회 ‘시알 파리 2024’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던킨 쌀겨 도넛
전 세계적으로 푸드 업사이클링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푸드테크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551억2000만 달러였던 글로벌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2033년엔 859억500만 달러까지 55.9%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푸드 업사이클링은 푸드테크의 주요 과제인 환경 문제를 직접 해결한다”며 “푸드테크의 한 축으로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라고 말했다.
다만 ‘재활용 식품’에서 비롯되는 부정적 이미지는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업사이클링 제품은 시판 전에 환경, 위생 검사를 거치지만 버려지는 재료로 만들었다는 점이 일부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어서다. 실제 2019년 이탈리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적지 않은 소비자들은 올리브 부산물 제품에 대한 위생적 경계심을 내비친 바 있다. 윤 교수는 “가치 소비적 측면을 강조해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할 수 있다”며 “‘먹어서 지구를 구한다’는 감성적 이미지가 업사이클링 식품에 대한 반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