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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대신 받고 보이스피싱 탐지”… LGU+ ‘익시오’, AI 비서 도전장

입력 | 2024-11-08 03:00:00

보이는 전화, 통화 녹음-요약까지
황현식 “고객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안드로이드선 안돼 고객 확보 관건
560만명 SKT ‘에이닷’ 넘을지 주목




통신사들의 인공지능(AI) 비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7일 AI 통화 비서 ‘익시오(ixi-O)’를 선보이며 참전을 공식화했다. SK텔레콤이 먼저 시장에 내놓은 ‘에이닷’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은 성능 좋은 엔진이 아니라 쓸모 있는 자동차”라며 “LG유플러스는 고객이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며 익시오 출시 배경을 밝혔다.

익시오는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 등을 제공한다. 자사의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과 더불어 구글의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를 함께 탑재했다.

가장 강조하는 기능은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다. AI가 통화 내용을 분석하고 보이스피싱 위험을 판단해 경고해 준다.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존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이 사전에 등록된 문구나 스팸 번호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면, 익시오는 통화 내용을 문장 단위로 나누고 AI가 보이스피싱을 구별해 실시간으로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AI가 대신 전화를 받아 상대방과 대화를 이어가는 ‘전화 대신 받기’와 통화 내용을 AI가 즉석에서 텍스트로 변환해 보여주는 ‘보이는 전화’ 기능 등을 제공한다. 익시오는 기능 대부분을 온디바이스(기기 내장) 환경에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음성 데이터가 서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사전 AI 학습 과정에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 부처와 서울경찰청으로부터 확보한 실제 보이스피싱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98∼99%까지 탐지 정확도를 끌어올렸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향후에는 딥페이크 음성 탐지 기술까지 적용할 예정이다.

남은 숙제는 이용자 확보다. 익시오는 현재 애플 아이폰 14 시리즈 이후 모델만 사용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폰에는 적용이 안 된다. LG유플러스는 내년 공개될 갤럭시 시리즈에 맞춰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하고 1년 내로 이용자를 100만 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AI 사업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향후 “AI 투자를 연 4000억∼5000억 원 수준으로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2028년까지 누적 2조∼3조 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AI 비서 에이닷을 출시했다. 실시간 통역 기능을 앞세워 올해 9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 수가 560만 명을 넘어섰다. T전화에 AI 기능을 접목한 ‘에이닷 전화’ 외에도 에이닷의 PC 버전인 ‘멀티 LLM 에이전트’ 등을 선보였다. KT는 AI 통화 비서 앱 개발에 대해 “고객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AI 비서는 지니 TV 등 기존 사업을 통해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내년 2분기까지 오픈AI의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