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역에서 침몰한 금성호의 선사가 있는 부산 중구 5층 건물의 1층 출입문이 닫혀 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제주 비양도 해역에서 침몰한 135금성호의 선사가 있는 부산 중구 동광동의 5층 건물의 1층 출입문은 8일 오후 굳게 닫혀 있었다.
기자가 찾아갔을 때 건물 3층 창문으로 선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모습이 언뜻 보였지만 1시간 넘게 건물 밖으로 나오거나 들어가는 이는 없었다. 실종자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도 찾지 않았다. 카메라를 든 취재진이 건물 앞에 대기하자 주변 상인들은 “여기가 제주도에서 침몰한 배를 운영하는 회사인가 보다”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건물 밖으로 나와 기자들은 만난 선사 대표의 지인 A 씨는 “큰 사고가 나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선사를 찾았다”며 “대표와 책임자급 직원 대부분이 오전 일찍 제주 사고 현장으로 갔고, 사무실에는 급한 전화를 받으며 비상 대기하는 직원만 남았다”고 말했다.
사고 어선에 한국인 선원이 많았던 이유에 대해 A 씨는 “연근해어업을 하는 국내 대형선망수협 소속 회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직원에 대한 처우가 특히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며 “인력 부족에 시달리지 않았기에 다른 선사에 비해 외국인 선원 고용 비율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선망수협과 해경 등에 따르면 침몰한 금성호는 보름달이 밝게 뜨는 ‘월명기’(음력 14일부터 19일) 직후인 지난달 23일(음력 9월 21일) 낮 부산에서 출항해 제주해역에서 고등어잡이 조업을 해왔다.
대형선망수협 어선들은 25일을 조업하고 월명기에는 조업을 쉰다. 등선의 집어기를 켜 고등어를 유인하는데 달이 밝아 물고기가 어선으로 몰리지 않기 때문이다.
금성호는 이날 오전 4시 33분경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24㎞ 해상에서 침몰했다. 당시 선박에는 한국인 16명과 외국인 11명 등 27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구조된 15명 중 한국인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실종된 선원은 총 12명으로 한국인 10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이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