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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법’ 법사위 통과…친윤 “韓, 특검 못막으면 역사적 죄인”

입력 | 2024-11-08 16:28:00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무부와 감사원, 대법원 등 소관기관 6곳의 2025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예산안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 직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2024.11.08.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선동, 인권유린”이라며 ‘김건희 특검법’ 거부 방침을 밝힌 다음날인 8일 곧장 특검법 처리 속도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한 데 이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4일 특검법 재표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선 “특검법이 통과되면 여권 전체가 절멸할 것”이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강행 처리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전체회의 표결에 앞서 안건조정위원회(안조위) 구성을 요구했으나 야당은 약 30분 만에 안조위를 종료시킨 뒤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법안 상정 직후 대체토론에서 “고발한 사람의 입맛에 맞는 검사를 골라서 고발인의 뜻에 맞게 수사를 시키겠다는 것 아니겠나”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특검법을 찬성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동훈 대표는 이제 결단해야 한다. 적당히 말로 때울 수 있는 시간이 끝났다”며 “정권과 함께 몰락할 것인지 민심과 함께 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을 설득하기 위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조국혁신당)가 추천하게 돼 있는 특검을 ‘제3자 추천 방식’으로 수정하거나 14개에 달하는 수사 대상 중 일부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특검이 통과돼야 그 다음 단계인 탄핵, 임기 단축 개헌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했다.

여당에선 “특검은 곧 탄핵”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통화에서 “당 의원들은 ‘특검=탄핵’이라 생각한다.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는 극단적인 상황이 나오겠느냐”면서도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계속 발의할 텐데, 이걸 계속 막아낼 수 있느냐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중립 성향인 김재섭 의원은 “특검법은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빌미로 여당 108명 현역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가능하게 하는 위헌적인 법안”이라고 반대했다.

친윤(친윤석열)계는 두 번째 특검법 재표결 과정에서 나온 이탈표 4표보다 더 늘어날 경우 ‘한동훈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태도다.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특검법을 못 막으면 역사적 죄인이 될 것”이라며 “한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할 차례다. 못 막으면 후폭풍이 다 한 대표에게 갈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