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4시33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24㎞ 해상에서 129톤 규모의 ‘135금성호’가 침몰했다. 승선원 27명 중 12명이 실종돼 해경과 해군 등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8일 제주 해상에서 전복된 129 t 급 대형어선 135 금성호 소식을 접한 전문가들은 복원력(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힘) 상실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함은구 을지대 바이오공학부 안전공학전공 교수는 “해당 어선 규모면 물고기를 40~90 t 가량은 저장할 수 있는데 물고기뿐만 아니라 그물 추 무게까지 더해져 굉장히 무거운 상태였을 것”이라며 “한꺼번에 운반선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무게 중심과 복원력을 상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선’의 어획량과 바닷물이 선박에 무게 압력을 더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봉규 경상국립대 해양경찰시스템학과 부교수는 “어획물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많은 양의 해수도 같이 이동하는 거라 배 균형이 안 맞아 사고가 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창현 국립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순간적으로 어획을 넣으면서 바닷물이 얼마나 들어올지 예상을 못 했고, 그래서 배가 얼마나 기울지 판단을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인재(人災)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영석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는 “어획물을 이적하는 어로 작업을 할 땐 무게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선장이나 항해사가 그 부분을 고려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또 외국 인부들과의 의사소통 문제도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