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측 “요청이 있어 보냈을 뿐, 누군지는 몰랐다”
국회의원 배지/뉴스1
전국구로 활동하는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 간부의 결혼식에 현직 국회의원 축기(축하의 뜻을 담은 깃발)가 놓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부산 중구 한 호텔 결혼식장에서 칠성파 간부 A씨(60대)의 결혼식이 열렸다. 중부경찰서에서는 우발상황을 대비 경력 10여명을 배치했다.
이날 A씨의 결혼식장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 2명의 축기가 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칠성파는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폭력 단체로 1970년대부터 유흥업소 등을 주요 수입기반으로 삼아 지역 조폭계의 주도권을 잡아왔다.
조직원은 약 200명에 이르며, 현재는 부도기업 청산, 건물 철거 용역, 부동산업까지 손길을 뻗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선 1980년대부터 ‘신20세기파’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으며, 두 조직은 2001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친구’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두 조직은 최근까지도 지역 주도권을 휘어잡기 위해 다툼을 벌이면서 시민들에게 위화감과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국회의원 B씨 측은 “지역 주민 등 다양한 곳에서 축기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오고 대부분 보내드린다”며 “일일이 의원에 보고되지는 않기에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C씨 측 역시 “전직 국회의원 측 관계자가 지인의 결혼식이 있다며 축기를 요청해서 보냈을 뿐 행사의 당사자가 누군지 몰랐다”며 “지인이라던 요청자도 이제 와서야 A씨를 전혀 모른다고 해서 황당할 따름”이라고 해명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