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친구 위해 자격 요건 완화 지시 ‘파리 참관단’에 지인 5명 특혜도” 체육회 “연임 심사 앞 선거개입 의혹”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이 10일 자녀의 친구를 국가대표 선수촌 직원으로 부정 채용시킨 혐의 등으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포함해 체육회 관계자 3명, 선수촌 간부 5명 등 총 8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22년 9월 자녀의 대학 친구인 A 씨를 선수촌 훈련 관리 업무 직원으로 부정 채용시킨 혐의를 받는다. A 씨가 채용된 직위는 이전까지는 국가대표 경력이 있거나, 2급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을 갖춘 사람들만이 지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국가대표 경력도, 2급 지도자 자격증도 없는 A 씨의 이력서를 선수촌의 채용 담당 고위 간부에게 전달하면서 “지원 자격 요건을 완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자격 요건을 완화하면 연봉도 깎아야 한다”는 실무진의 반대에 “어떤 ×××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폭언을 했고, 자격 요건 완화를 반대하는 채용 부서장도 교체했다. 면접위원 4명은 A 씨에게 최고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장은 한 스포츠 종목 단체 회장 B 씨를 파리 올림픽 대표단의 주요 직위로 임명해 주는 대가로 선수촌의 경기복 구입비 등 8000여만 원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 제공)도 받고 있다. 점검단은 이 회장이 총 98명이었던 ‘파리 올림픽 참관단’에 지인 5명을 포함시켜 파리를 관광할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회장이 평창 올림픽 마케팅 수익 사업을 통해 확보한 후원 물품 중 휴대전화 14대 등 1700여만 원어치를 지인들에게 무단 제공한 사실도 파악했다고 점검단은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