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신설 정부효율위 위원장 유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미 대선 중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활동을 적극 도운 머스크 CEO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때도 배석했다. 당선인과 해외 정상 간 통화에 기업인이 배석하는 건 드문 일이다. 머스크 CEO가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실세’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걸어 온 25분간의 당선 축하 통화에 머스크 CEO를 배석시켰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2022년부터 시작된 머스크 CEO의 위성통신기업 ‘스타링크’의 지원에 대해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가 옆에 있다고 알렸다. 또 곧바로 수화기를 머스크 CEO에게 건넸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머스크 CEO의 통화는 약 7분간 이어졌다.
머스크 CEO는 같은 날 진행된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 CEO의 통화 참여는 그가 놀라운 수준의 정치적·경제적 권력을 축적했다는 증거”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요한 일을 맡을 의향을 내비친 셈”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9월부터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어 머스크 CEO에게 위원장을 맡길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정부효율위는 연방정부 각 부처의 회계 장부를 샅샅이 훑어 예산 낭비성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 지출을 삭감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7일 유세 현장에서 정부효율위를 이용해 최소 2조 달러의 예산을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4 회계연도 연방정부 지출액(6조7500억 달러)의 3분의 1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