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6일 새 시즌 방영에 관심집중 작년 대전 촬영장 일부만 사전 공개 주인공 복수 암시해 무대는 어둡게 황동혁 감독 “얽혀진 관계 또 등장”
지난해 12월 취재진에 공개된 ‘오징어게임’ 시즌2의 ‘대형 숙소’ 세트. 바닥에 커다랗게 ○, ×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설치됐다. 세대, 젠더, 종교부터 이념 대립까지 ‘편 가르기’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넷플릭스 제공
약 11개월에 이르는 엠바고를 걸고 넷플릭스가 지난해 12월 7일 대전의 촬영 스튜디오 단지에서 공개한 세트 현장은 단 두 곳. 참가자 침대가 피라미드처럼 층층이 쌓인 ‘대형 숙소’와 게임장으로 이동할 때 등장하는 알록달록한 ‘미로 계단’이었다. 철수는 볼 수 없었지만 시즌2에 관한 힌트들이 살짝 제시됐다.
●‘편 가르기’ 부각된 잔혹 놀이터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남을지 나갈지를 ○, ×로 결정하는데 이 선택에 따라 무리가 나뉘고 편을 가르게 됩니다. 이 안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장치를 삽입해 숙소 세트나 의상에서도 시각적으로 잘 드러날 겁니다.”
이는 지역, 종교, 세대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편 가르기’와 ‘갈등’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황 감독은 말했다.
“세대 간 갈등, ‘이대남 ‘이대녀’로 표현되는 젠더 갈등, 지역과 계층의 갈등까지 너무 많이 편을 가르고 선을 그으며, 자기가 속하지 않은 집단을 틀렸다고 규정하거나 공격하는 모습에 대한 풍자로 선거 시스템을 중요한 테마로 녹였습니다.”
그는 또 “지난 시즌에 불행히도 인기 캐릭터를 모두 죽여버려서 새로운 인물이 투입됐다”며 “시즌1에서 기훈과 어린 시절 동네 친구였던 상우처럼, 시즌2에는 더 많은 사적 관계가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황동혁 감독(아래)은 “제가 만든 작품이 온 세상의 관심을 받는 일이 처음이라 어색하고 부담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채 감독은 “시즌2에 합류했을 때 열정이 넘쳐서 새롭게 디자인을 해보려 했는데 황 감독님을 비롯한 여러 분이 말려 숙소를 그대로 지키게 됐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대형 숙소’는 높이 13m, 바닥 면적 1322m2(약 400평)로 시즌 1보다 규모가 커졌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미로 계단도 시즌 1보다 26%가량 커졌지만 디자인이나 설계 방식은 유지됐다. 채 감독은 “‘오징어게임’ 세트의 콘셉트는 ‘유아적인, 동심의 색깔’이고 이를 대표하는 색채가 분홍색”이라며 “시즌1의 페인트 집을 다시 찾아가 같은 분홍색을 칠하고 여기에 맞춰 작업을 이어갔다”고 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는 다음 달 26일 공개된다.
대전=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