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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나타난 ‘귀한몸’… 제주에서 붉은박쥐 포착

입력 | 2024-11-11 10:07:00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황금박쥐로도 불려… 서식지 까다롭기로 유명




제주 김녕굴에서 동면 중인 붉은박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붉은박쥐’가 제주에서 발견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강석찬)는 10월 정기 모니터링 중 김녕굴에서 동면 중인 붉은박쥐(Myotis rufoniger) 1개체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붉은박쥐는 애기박쥐과에 속하며 몸길이는 4~6cm로 진한 오렌지색 몸통과 검은 날개를 가진 ‘황금박쥐’로도 알려진 희귀종이다.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멸종위기 야생동물 I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관심 대상으로 분류된다.

특히 이번 발견은 2017년 이후 김녕굴에서는 7년 만이다. 인근 만장굴에서도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서식이 확인된 바 있어, 제주 용암동굴이 희귀종의 중요 서식지임을 보여준다.
김녕굴과 만장굴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 속한다. 동굴 주변에 우거진 산림과 풍부한 먹이가 있어 박쥐들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중 일정한 온도와 높은 습도를 유지하고 있어 박쥐들의 동면처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붉은박쥐는 다른 박쥐들에 비해 서식지 요구 조건이 까다로운 특성을 보인다. 붉은 박쥐가 발견된 점은 그만큼 동굴 내부뿐만 아니라 김녕굴과 주변 환경이 양호하게 보존되고 있음을 뜻한다. 산림 파괴와 폐광 입구 폐쇄로 전국적으로 동면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제주 용암동굴의 생태적 가치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강석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붉은박쥐의 안전한 월동을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다양한 생물의 안정적 서식처로 기능할 수 있도록 보전·관리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