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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이모 씨(26)는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긴 하지만 운동을 평균 주 4회 하면서 체중을 관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키 180cm, 몸무게 87kg으로 체질량지수(BMI)는 26.9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정부는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다.
국민건강보험이 운영하는 연구원에서 “서구화된 식습관 등을 고려할 때 비만 기준을 ‘BMI 25 이상’에서 ‘BMI 27’ 이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의 비만 인구는 반 토막 나게 된다. 일각에선 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준을 완화하면 경각심이 무뎌질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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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먼저 BMI에 따른 사망 위험을 분석했는데 “BMI 25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망 위험은 저체중인 BMI 18.5 미만과 고도 비만인 35 이상에서 BMI 25일 때보다 각각 72%, 64% 높았다. 특히 BMI 29 이상이면 사망 위험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BMI와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정도 역시 분석했는데 “고혈압, 당뇨병 등 심뇌혈관 질환의 경우 BMI가 높아질수록 위험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이 역시 BMI 25를 비만 기준으로 정할 근거로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원의 이선미 건강관리연구센터장은 “사망 및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동시에 고려할 때 현행 비만 기준을 최소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했다.
기준이 바뀔 경우 키 175cm인 성인 남성의 경우 몸무게 82.6kg, 162cm인 성인 여성의 경우 70.8kg 이상이어야 비만이 된다. 현재 기준보다 남성은 6.1kg, 여성은 5.3kg 체중이 더 나가야 비만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 의료계 일각 “비만 기준 변경 신중해야”
현재 세계 각국은 사망 위험과 질병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비만 기준을 정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위원회 분류를 대한비만학회가 받아들이면서 이에 따라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정했다. 아시아인은 체중이 적더라도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잘 걸린다고 해서 비만 기준을 다소 낮게 정한 것이다.
반면 미국은 BMI 지수 30 이상, 중국은 BMI 28 이상을 비만으로 간주한다. 일본은 자체 연구를 거쳐 2014년부터 남성은 BMI 27.7, 여성은 26.1 이상일 때 비만으로 간주한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