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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곁으로 건강강좌 배달 갑니다”

입력 | 2024-11-12 03:00:00

가천대 길병원 ‘찾아가는 건강강좌’
대학병원 전문의, 공공시설 방문
고혈압-당뇨-치매 등 주제 다양
실생활에 도움 되는 정보로 호응… 유튜브 채널 개설해 시민과 소통



조성진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지난달 남동구 논현종합사회복지관에서 건강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길병원은 다음 달까지 보건소와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 다양한 주제로 건강강좌를 열 계획이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지난달 16일 인천 남동구 논현종합사회복지관 2층 강의실. 조성진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치매 바로 알기’를 주제로 건강강좌를 진행했다. 대학병원 전문의가 직접 복지관을 찾아와 강의한다는 소식을 듣고 복지관을 찾아온 노인들로 50여 석 규모의 강의실은 만석을 이뤘다.

조 교수는 이날 치매의 증상과 진단, 치료, 예방 등에 대해 강연했다. 어렵고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사례 위주 설명으로 노인들의 집중도를 높였다. 조 교수가 “치매를 예방하려면 집에만 계시면 안 되고 이렇게 활발하게 강의도 들으러 나오시고 외부활동을 하셔야 한다”고 당부하자 수강생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논현동에서 온 70대 노인은 “진료 예약이 쉽지 않은 대학병원 전문의에게 평소 치매에 관해 궁금했던 내용을 물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서 친구와 함께 강좌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이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으로 2010년부터 ‘찾아가는 건강강좌’를 열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보건소와 복지관 등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에서 강좌를 의뢰하면 주제를 협의한 뒤 전문의를 파견한다.

수강생이 대부분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이다 보니 고혈압과 당뇨, 심혈관질환, 호흡기 질환 같은 만성질환은 물론 암, 치매, 영양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강연 주제가 다양하다. 외과, 심장내과, 내분비대사내과, 정신건강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전문의를 건강강좌에 보내고 있다.

건강강좌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병원 진료실에서 들을 수 없었던 설명과 실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건강정보를 교수들이 자세히 설명하고 강연이 끝나면 질문을 받고 대답해 주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퀴즈를 내거나 유명인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 공감하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매년 40차례 안팎의 건강강좌를 여는데 10여 명이 듣는 소규모 강연부터 200∼300명이 수강하는 경우도 많아 연간 4000명 이상이 이 강좌를 듣고 있다.

길병원은 최근 유튜브채널 등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비영리 건강정보 채널인 ‘길병원TV’에서 시민들의 건강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주고 잘못된 의료정보를 바로잡는 동영상을 의료진과 만들어 업로드하고 있다. 현재 12만 명이 구독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장은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중증질환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과제가 됐다”며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건강을 주제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