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권력구조 엿볼 수 있을것”
별감방일기는 별감(궁중 행사 지원 및 호위 등을 맡은 관직) 등이 소속된 액정서(掖庭署) 운영에 관한 업무일지로, 1864∼1890년 940건의 기사를 수록하고 있다. 액정서는 조선시대 임금의 명령을 전달하고 왕이 쓰는 필기구, 대궐 안 열쇠, 궁궐 설비 등을 관리하던 조직이다. 1392년(태조 1년) 설치돼 1894년(고종 31년) 폐지됐다. 별감방일기를 통해 고종 시대 왕실 행사의 진행 시기와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액정서 관리들은 왕과 왕족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호위하거나 보좌했다. 이들은 철종(재위 1849∼1863)의 장례, 경복궁 중건, 명성왕후 책봉 등 왕실의 주요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 후에는 국왕 등으로부터 하사품을 받기도 했다. 또 경복궁을 중건할 때는 원납전(願納錢)을 냈는데, 별감들이 중인 신분임에도 일정 수준의 경제력을 갖췄음을 짐작할 수 있다. 중앙도서관은 “별감들에 대한 하사품을 누가 얼마나, 어떤 종류로 수여했는지를 연구하면 당시 왕실의 권력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