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K방산의 도전] 석종건 방사청장 인터뷰 “美진출은 MRO사업 확대부터 시작 4차산업 기술 적용한 무기 개발을”
“해외 방산전시회를 가보면 각국 국방 관계자들이 제게 앞다퉈 면담을 요청합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사진)은 11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내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K방산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K방산의 수출 영토를 더욱 넓혀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도록 업계와 정부, 군이 ‘원팀’으로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K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유는.
“한국산 무기의 우수한 성능과 업체의 적기 납기 능력, 정부의 지원·보증 등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다. 실제로 우리 자주포와 전차를 몰아본 해외 군 장성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미국, 유럽 기종보다 우수하다는 것이다. 현지 대사관부터 대통령까지 범정부 차원의 지원사격도 주효했다고 본다.”
“현재까지 총괄계약의 절반가량이 실제 계약으로 이행됐고, K2 전차 180대의 추가 이행 계약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폴란드가 이전받은 한국 기술로 자국산 무기를 생산하게 되면 사실상 K방산의 전초기지가 된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무기의 공동 연구개발과 부품 생산 등 협력 분야가 많다.”
―K방산의 수출국 확대 방안은….
“한국 무기 구매국은 대부분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원한다. 이 같은 수요국의 니즈를 충족하되 추가 수요 창출 등 파급 효과를 높이는 ‘주요 거점별 현지화’에 주력해야 한다. 영연방 국가인 호주에 레드백 장갑차와 K9 자주포 생산 공장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한 K방산의 전략은….
“미국이 해외에서 운용하는 항공기와 함정 등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확대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 K방산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미국이 필요로 하지만 자국 생산이 힘든 ‘틈새 무기’를 공략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미국보다 우위 분야의 국방기술과 부품을 발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나 핵심 부품의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한국만이 생산할 수 있는 첨단무기용 국방 반도체를 갖게 되면 K방산의 위상은 또 달라질 것이다. 항공기 엔진 등 핵심 부품의 산화, 게임 체인저급 기술을 갖춘 민간 중소기업의 방산 분야 진출을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도 절실히 요구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