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후 中-러 첫 고위급 접촉 ‘北-러 군사 조약’도 의견 나눌듯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겸 전 국방장관이 11∼15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을 만난다고 중국 외교부가 11일 밝혔다. 이번 만남은 5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한 후 양국의 첫 고위급 접촉이다. 두 나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이 가져올 국제 정세 변화 및 공동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린젠(林建)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쇼이구 서기가 방중 기간 동안 왕 주임, 천원칭(陳文淸) 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각각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쇼이구 서기와 왕 주임이 12일 회동해 “양국의 전략 안보 이익에 관한 중대 문제를 깊이 있게 소통하고 상호 신뢰를 쌓을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올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안보사무고위급대표회의 이후 2개월 만에 만난다. 특히 이번 만남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서명한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약에는 북한과 러시아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을 때 다른 나라가 군사 지원을 약속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중국은 최근 북한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한창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 파병된 것을 포함해 북-러의 군사 밀착에 내심 불편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쇼이구 서기는 이번 방문 중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리는 국제에어쇼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그는 러시아의 5세대 전투기 ‘수호이(Su)-57’의 첫 해외 시연을 지켜볼 예정이다. 12∼17일 열리는 주하이 에어쇼에는 올해 인민해방군 공군 창설 75주년을 맞아 중국의 최첨단 무기가 대거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두 번째 스텔스기 ‘젠(J)-35’와 ‘중국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훙치(HQ)-19’ 등이 공개된다.
미래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무인 장비도 첫선을 보인다. 특히 ‘후징(虎鯨·범고래)’은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이 개발한 길이 58m, 500t급 대형 무인 잠수정이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런 무인 장비가 “외부 위협에 대처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