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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의 장소에서…죄수 체험하는 中 관광 상품 논란

입력 | 2024-11-12 05:20:00

ⓒ뉴시스


중국에서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과거 유배된 죄수들의 생활을 체험하는 관광 상품을 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은 오는 12월부터 징포호 관광지에서 ‘닝구타 귀양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닝구타는 과거 헤이룽장성 남동쪽에 있었던 무단장시의 가장 유명한 귀양지 중 하나로, 청나라 시대(1616~1912년)에 죄수 150만명 이상이 이곳으로 추방됐다.

많은 죄수가 길고 힘든 여정을 거쳐야 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역 관리들의 노예가 되기도 했다.

관광객들은 닝구타에서 과거 죄수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먼저 죄수복을 입은 채 나무로 된 칼과 족쇄를 차고 고대 유배 경로를 걷는다. 이곳에선 번지 점프도 할 수 있는데, 이는 과거 절벽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죄수들의 절박감을 느끼기 위함이다. 특히 현장에는 고대 감옥 경비원 복장을 한 스태프들이 있어 몰입감을 더한다.

죄수 체험 비용과 총길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직원들은 여행 경로를 따라 겨울 스포츠 활동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상품을 두고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이번 겨울에 닝구타에 가서 ‘죄수’ 하이킹을 하고 싶다. 스트레스가 확 풀릴 것 같다” “젊은 사람들에게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 좋은 홍보 방법인 것 같다” 등의 호평을 보냈다.

반면 “닝구타는 많은 지식인과 애국자들이 강제로 추방된 비극적인 장소다. 아픈 역사에 대한 무례한 행동” 등의 비판적인 반응도 나왔다.

닝구타로 유배된 적지 않은 죄수들이 부당하게 박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악명높은 고문 기술로 유명한데, 죽을 때까지 살을 여러 조각으로 천천히 잘라내거나 손톱 아래에 바늘을 꽂는 등 그 수법이 잔혹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