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푸틴 통화”…크렘림궁, 하루 만에 “허구” 반박 “트럼프-푸틴 물밑 접촉 후 입장 차이 있는 상황”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다는 외신 보도를 러시아 크렘린궁이 ‘허구’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러시아의 이례적인 행동은 트럼프 당선인의 첫 메시지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요청 사항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12일 제기된다.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당선인이 재선이 확정된 직후인 7일께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에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WP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해당 보도는 완전히 허구”라며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통화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 확정 직후 묘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 대선 개표 당일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을 축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을 공약으로 내건 데 대한 견제로 보였다.
이번 통화 관련 러시아의 부인은 정상 간 소통이라는 외교적 관례로 봤을 때 ‘결례’에 해당하는 모습인데, 일종의 ‘몽니’의 배경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미국과의 물밑 접촉의 결과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일종의 기싸움일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20%가량 점령한 현재의 상황에서 전쟁을 끝내는 것이 불리할 것이 없지만, 미국의 중재 과정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쉽게’ 대화에 응하지 않는 방식을 구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년1월 말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취임 때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자신들이 원하는 방안으로 미국을 당겨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그 사이 우크라이나에 뺏긴 쿠르스크 지역을 최대한 회복하는 등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개입으로 정전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협상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양측의 공방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