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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선 긴박한데…대화한다던 푸틴-트럼프 ‘불협화음’ 노출

입력 | 2024-11-12 12:22:00

WP “트럼프-푸틴 통화”…크렘림궁, 하루 만에 “허구” 반박
“트럼프-푸틴 물밑 접촉 후 입장 차이 있는 상황”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다는 외신 보도를 러시아 크렘린궁이 ‘허구’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러시아의 이례적인 행동은 트럼프 당선인의 첫 메시지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요청 사항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12일 제기된다.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당선인이 재선이 확정된 직후인 7일께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에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WP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해당 보도는 완전히 허구”라며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통화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 확정 직후 묘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 대선 개표 당일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을 축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을 공약으로 내건 데 대한 견제로 보였다.

이후 이틀여 만에 푸틴 대통령이 입장을 번복하듯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측이 러시아에 물밑 접촉을 제안해 성사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통화 관련 러시아의 부인은 정상 간 소통이라는 외교적 관례로 봤을 때 ‘결례’에 해당하는 모습인데, 일종의 ‘몽니’의 배경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미국과의 물밑 접촉의 결과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일종의 기싸움일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20%가량 점령한 현재의 상황에서 전쟁을 끝내는 것이 불리할 것이 없지만, 미국의 중재 과정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쉽게’ 대화에 응하지 않는 방식을 구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년1월 말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취임 때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자신들이 원하는 방안으로 미국을 당겨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그 사이 우크라이나에 뺏긴 쿠르스크 지역을 최대한 회복하는 등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개입으로 정전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협상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양측의 공방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이번 사건은 트럼프와 크렘린궁 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협상이 사실상 시작됐음을 시사한다”라며 “단, 미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달라 첫 통화에선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