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주 대한사격연맹 신임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제31대 대한사격연맹 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4.7.2/뉴스1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김태훈)는 명주병원에 근무했던 간호사와 직원 등 임금체불 피해자 30여 명이 5일 신 전 회장을 고소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이 고소한 혐의 중 사기 혐의를 분리하고 경찰에 이송해 수사하도록 했다.
고소에 참여한 피해자들은 신 전 회장이 5월경부터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체불 임금의 합계가 7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병원이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고, 신 전 회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고가 주택 등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도 직원들에게 장기간 임금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명주병원은 250여 개 병상, 직원 600명 가량 규모로, 지난해부터 임금 지급 날짜가 늦어지는 일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올 3~4월에도 직원들에게 급여의 일부만 지급되거나 급여가 아예 지급되지 않는 일이 반복됐다.
병원 관계자들은 신 전 회장이 병원 주변 부동산 등을 매입하는 등 이유로 병원이 자금난을 겪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원들의 월급을 주지 않아 퇴사자가 속출하던 시기 병원이 입주한 건물을 소유한 법인에 수억 원대의 임대료를 문제없이 지급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건물을 소유한 법인의 최대주주는 신 전 회장이다.
신 전 회장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6월경 대한사격연맹 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해 제31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 도중 직원들의 임금체불 문제가 논란이 되자 8월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신 전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방법으로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피해자들은 장기간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도 ‘병원장 사재를 처분해 문제를 해결할테니 병원을 믿고 기다려 달라’는 말을 믿고 법적 조치를 미루다 끝내 고소에 이른 것”이라며 “피해자 대부분이 사회 초년생으로 단기대출 등에 의존해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