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빌보드를 강타한 로제의 자작곡 아파트 등 한국산 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텐센트, 액티비전블리자드, 캡콤 등 대형 게임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국내 콘텐츠 수출액의 68%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국내 게임 시장은 대형 게임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형태로 자리를 잡다보니, 이들에 비해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 그리고 패기와 열정만 가지고 새롭게 도전하는 청년 창업가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창업기업의 5년 후 생존율은 33.8%에 불과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한참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새로운 게임의 육성과 성장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경기글로벌게임센터가 9년째 운영중인 경기게임아카데미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청년 창업을 지원한 노력의 결실을 맺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실무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출처=경기게임아카데미)
경기게임아카데미는 국내 1위 게임 산업 매출액(10조 6천억 원, 전국의 48%)과 사업체 수(2,473개, 24.1%) 전국 1위의 경기도가 대한민국 게임 중심지 판교에 마련한 국내 유일의 창업중심 공공 게임 교육 프로그램으로 경기도 도내 게임 기업 창업 의지가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창업에 필요한 제반 지식과 게임 프로젝트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창업자 교육 중심의 교육 커리큘럼, 프로젝트와 사업 개선을 위한 중소 게임 기업 대표들의 팀별 1:1 멘토링, 게임 중심지 판교에 공용개발공간 제공, 개발용 최신 장비 지원, 게임 대기업 및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는 데모데이 등 안정적인 게임 개발 및 사업 시작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13기수 120여개 기업의 창업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전문가들에게 평가받는 데모데이(출처=경기게임아카데미)
이런 노력 덕분에 최근 게임업계에서 경기게임아카데미 출신들의 성과가 눈부시다. 케이퍼스(창업과정6기/2019년/도토리스로 창업)의 고성진 대표는 ‘모태솔로’로 문체부 주관 2021년 대한민국 게임 인디게임상을 수상했고, 원더포션(창업과정 7기/2019년)의 ‘산나비’는 2022년 대한민국 게임 인디게임상을 수상하면서, 2년 연속 경기게임아카데미 출신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산나비로 2022년 인디게임상을 수상한 원더포션도 경기게임아카데미 출신이다(출처=네오위즈)
또한, 염소프트(창업과정 10기/2021년)의 ‘헬스장 키우기’, 로망바드(창업과정 10기/2021년)의 ‘주모키우기’ 등은 100만 다운로드 이상의 성과를 내 많은 관심을 모았으며, 작년 수료한 프리더스트(창업과정 12기/2023년)의 ‘언더다크디펜스’는 출시 3개월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해 화제가 됐다.
전 세계 개발 트렌드에 맞춰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것도 주목할만 부분이다. 올해 경기게임아카데미에서는 전 세계를 강타한 AI기술이 게임업계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해서, AI 전문가들을 초빙해 경기도 도내 게임 개발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AI 게임 개발자 교육을 시행했다.
R&D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기 힘든 중소 게임사들은 AI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든 상황인 만큼, 많은 경험을 가진 AI 전문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준 것이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AI를 활용해 인건비를 줄이거나, 이용자의 패턴을 AI로 분석해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등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AI가 청년 창업가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I 활용 게임 개발자 교육(출처=경기게임아카데미)
중국 게임의 시장 강세와 게임 대기업들의 비디오/인디 게임 출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AI 등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창업가들이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트렌트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 경기글로벌게임센터의 경기게임아카데미가 9년째 꾸준한 성과를 이어오고 있는 비결이다.
경기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대규모 게임 개발의 비용이 점점 증가하여 대기업의 인디 게임 시장 진출과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등 게임 산업이 혼란스런 와중에 경기글로벌게임센터의 캐치프레이즈인 ‘게임산업의 미래, 기회의 경기도’처럼 AI 등 신기술은 빠르게 수용하고 산업의 근간인 소규모 인디게임 회사의 창업과 교육을 지원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과 창업 기회 제공에 힘쓰겠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남규 기자 ra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