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위 예산소위 통과…文 ‘탈원전’과 차별화 나서나
강승규 산자위 예산결산 소위원장을 비롯한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안건을 심사하고 있다.2024.11.11. [서울=뉴시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산자위 예산소위는 전날 밤 2138억8900만 원 규모의 원전 관련 예산을 통과시켰다. 구체적으로는 원전 생태계 금융지원(1500억 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료(i-SMR) 기술개발사업(329억2000만 원), 원자력 생태계 지원사업(112억800만 원), 원전 탄력운전 기술개발(35억 원) 등의 예산이 포함됐다. SMR 제작지원센터 구축사업은 정부가 편성한 54억800만 원에서 1억 원 늘어났다.
당초 민주당 의원들은 소위 심사에 앞서 대부분 감액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 수준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예결소위 관계자는 “대부분 계속 진행되는 사업인데 원전 예산이라는 이유로 완전히 삭감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언제부터인가 원전과 신재생 에너지가 이념화된 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정부·여당에서 탈원전해서 재미를 보고 있는데, 굳이 정치적인 어떤 쟁점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내에선 탈원전 드라이브에 대한 당내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이재명 대표가 탈원전 기조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현실적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 이 대표는 지난달 영광군수 재선거 유세 과정에서 원전 문제를 언급하며 “정치는 원칙만 따져서는 안 된다. 영광 원전이 내년까지가 기한이더라도 안전하고, 주민들 동의가 있으면 가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사실상 계속운전 지지 발언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현재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너무 낮기 때문에 확대해야 한다는 기조는 확실하다”면서도 “다만 당장의 탈원전보다는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원전 문제는 당내에서도 의견 차가 큰 사안이라 반발이 예상된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다른 예산은 다 줄이면서 원전 관련 예산만 이렇게 잔뜩 늘리는 게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