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분기보다 1387억 증가…도시가스 사용 많은 4분기에는 더 늘어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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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의 올해 3분기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3조 9000억 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가스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수금이 전 분기보다 1300억 원가량 더 늘어나면서 추가 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는 모양새다.
12일 가스공사는 올해 3분기 기준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3조 8883억 원으로, 2분기 13조 7496억 원보다 1387억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이다. 일종의 외상값 성격으로, 가령 가스공사가 1000억 원에 구매한 천연가스를 300억 원에 팔면 적자분인 700억 원을 자산으로 분류한 뒤, 가스요금 인상을 통해 회수하는 방식이다.
가스공사가 지난 8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6.8% 인상했지만, 여전히 원료비 요금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면서 민수용 미수금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서는 가스요금 인상으로 인해 3분기 가스공사가 호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수금 규모가 축소되지 않으면서 재정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도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자구 노력을 하고 있지만 공사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이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수십조 원에 달하는 미수금 지적에 “처음 기본설계부터 단 1원의 수익도 붙이지 않고 있어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다”라면서 “가스공사가 자체적으로 큰 규모의 미수금을 해결하기 어렵다. 가스요금을 통해서 미수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업계 안팎으로는 가스공사의 재무 상태는 지속해서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는 요금 인상을 통해 점차 추가적인 미수금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추가 요금 인상을 단행하거나 원료비 연동제 100% 시행 등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가스공사는 올 3분기 매출 8조 1093억원, 영업이익 43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고 영업이익은 9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높아진 데는 외부 요인이 작용했다. 지난해 천연가스 원료비 손실이나 취약 계층에 대한 도시가스 요금 경감 등 일회성 비용 발생 요인들이 사라지거나 줄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 3분기 영업실적은 2023년 영업이익의 차감 요인이었던 일회성 비용들이 해소되면서 실적이 개선되었으나, 원료비 요금이 여전히 원가에 못 미치고 있어 민수용 미수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