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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했던 사람, 안타까운 사고에 도리 없어”…금성호 사망선원 빈소 침통

입력 | 2024-11-12 18:18:00

사망자 4명 중 부산 출신 2명 빈소
구조된 생존자들, 12일 오후 부산 이동



ⓒ뉴시스


“누구보다 순했던 사람이었지…네 식구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안타까운 사고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12일 오후 4시께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 이곳에는 제주 금성호 침몰 사고로 숨진 선원 A(50대)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52분께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던 해경에 의해 발견된 뒤 전날 제주에서 부산으로 옮겨졌다. 그는 연제구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중학교 동창이라는 한 조문객은 생전 모습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착했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그는 “사람 자체가 선하고 어진 사람”이라며 “생계를 위해서 건설업을 하다가 50대 중후반부터 선원 일을 시작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배우자도 우리랑 같은 동창이라 잘 알았다”며 “식구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항상 있었는데 이런 사고가 생기네…”라며 말끝을 흐렸다.

고인의 빈소를 지키는 아내와 두 명의 아들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조문객들을 맞았고, 조문객들은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남겨진 아내에게 조문객들은 연신 걱정하는 마음을 전했다.

잠시 장례식장을 나온 아들은 취재진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곧장 아버지의 빈소를 지키러 들어갔다.

빈소 앞에는 그의 동창들이 보낸 화환과 선사, 다른 선박의 어로장, 대형선망수산업협동조합, 전국해상선원노조연맹 등의 근조화환이 줄지어 서 있었다.


같은 날 서구 고신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금성호 갑판장 B(60대)씨의 빈소가 차려졌다.

B씨는 금성호 침몰사고 실종자 12명 중 가장 먼저 발견됐다. 그는 금성호 희생자 중 부산 출신으로 확인된 첫 사망자로 사하구에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빈소에는 고인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유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조문객을 맞으면서도 고인 생각에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이에 조문객들은 유족의 손을 꼭 잡으며 위로하는 마음을 건넸다.


부산 선적 대형선망 135금성호(129t)는 지난 8일 오전 4시31분께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22㎞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인도네시아인 11명) 중 15명이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은 숨졌다.

실종됐던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 중 4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 중 A씨와 B씨는 부산 출신, 나머지 2명은 경남 통영시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후 구조된 생존선원 13명은 항공편을 통해 제주에서 부산으로 들어왔다.

이들 중 한국인 4명은 영도구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예정이며 인도네시아인 9명은 비자를 갱신한 뒤 경남 통영시 숙소로 이동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선주와 피해자 가족 간 사고수습을 지원하고 있으며 수산정책보험 등 보험금 지급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부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