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후반기 쇄신차원 재정기조 변화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 만들기 위해 노동-교육-주택 등 분야별 정책 준비 취약계층 선별적 현금지원도 고려”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초 신년 국정브리핑 등을 통해 임기 후반기 ‘양극화 타개’를 위한 노동, 교육, 주택, 자산 및 소득과 관련된 종합정책을 직접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전날 집권 후반기 첫 대통령 주재 참모회의에서 ‘양극화 해소’를 중점 과제로 삼겠다고 밝힌 만큼 연초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책을 내놓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저소득층의 소득과 주거 질을 끌어올려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소득 및 교육 불평등 타개 등을 위한 양극화 해소 분야에서는 관련 재정을 적극 풀어 집중 지원을 할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양극화 타개는) 시장의 1차적 분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양극화가 초래된다면 정부가 나서서 2차적으로 분배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 “쇄신 차원에서 재정 기조 변화”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양극화 해소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재정을 사용할 방침이다”라며 “쇄신 차원에서 기존 재정 기조에 변화가 있다고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또 “현금도 지원할 수 있다”며 “야당에서 주장하는 전 국민 살포성 현금 지원은 실제 효과도 없고 재원만 낭비되기 때문에 지양하지만 어려운 분들에게 지원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건전 재정 기조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극화 정책 방향은 청년과 미래 세대 같은 경제 주체에게 일하고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해 노동시장과 사회적 자본의 선순환이 조성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가 이를 위해 재정을 포함해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회 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여러 회의 자리에서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 다음 달 초 자영업자 대책 발표
용산의 기조 변화를 두고 이명박(MB) 정부가 기업 친화적인 민간 주도 정책을 펼치다가 집권 하반기 ‘친서민 중도 실용’ 기조로 전환했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MB 정권이 ‘부자감세 정권’이란 평가를 받다가 친서민 드라이브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데 착안했다는 것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