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장관 루비오-안보보좌관 왈츠 내정… 대북-대중 초강경파
루비오 “김정은은 폭군” 비난… 對中 강경규제 주장해 中제재 받아
왈츠, ‘그린베레’ 출신 대령 전역… “對北 모든 군사옵션 고려해야”
트럼프 지지 연설하는 루비오 4일(현지 시간) 대선 유세에서 연설하는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오른쪽)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 출처 마코 루비오 의원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국무장관으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53·플로리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50·플로리다)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안보 ‘투톱’에 공화당 내에서도 대표적인 강경파들이 발탁돼 중국과 북한 등에 대한 제재 및 군사 억제력 강화, 그리고 한국 등 동맹국들의 군사적 기여에 대한 압박이 ‘트럼프 2기’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기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은 11일(현지 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루비오 의원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왈츠 의원에게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린베레’ 왈츠… 아프간戰도 참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이 그린베레(미 육군 특전대)에서 복무하던 모습. 왈츠 의원은 미 육군과 주방위군에서 27년간 복무한 뒤 대령으로 전역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활약하며 4개의 동성무공훈장(bronze star medal)을 받았다. 사진 출처 마이클 왈츠 의원 홈페이지
루비오 의원은 쿠바 공산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가정 출신이다. 대통령 승계서열 4위인 국무장관에 취임하면 첫 라틴계 미 국무장관이 된다. 루비오 의원은 2016년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경쟁했으나 패했다. 그 뒤에는 트럼프 당선인 지지를 선언했고, 올해 대선에선 부통령 후보로도 고려된 대표적인 측근이다. 그린베레(미 육군 특전대) 출신으로 아프가니스탄 파병 경험이 있는 왈츠 의원 역시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패하자 부정선거를 주장했던 ‘트럼프 충성파’다. 그는 미 육군과 주방위군에서 27년간 복무했고, 주방위군 대령으로 전역했다.
루비오와 왈츠 의원은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같은 미국의 적성국가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주장해 온 공화당 매파로 분류된다. 50대 초반의 상대적으로 젊은 외교안보 전문가란 것도 공통점이다. 루비오 의원은 중국에 대한 투자 제한, 기술 규제 강화, 관세 인상 등을 주장해 중국 정부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2019년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군(tyrant)’이라 부르며 “북한 비핵화가 성공할 것이라 믿지 않으며, 앞으로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왈츠 의원은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보이콧 등을 주도했고, 2017년 북-미 긴장 고조 당시 “(북한에 대한) 모든 군사적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수장들 모두 북한 비핵화에 강한 회의론을 가진 인물들이 발탁된 것이다.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 등 트럼프 당선인이 내건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을 지지해 왔다는 공통점도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물론이고 중국 견제에 있어 한국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압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