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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박단-배후 밝힐것…대의원회 폐지 추진” 사실상 탄핵 불복

입력 | 2024-11-13 17:13:00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내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10일 불신임안이 통과된 임현택 전 회장은 사실상 탄핵 불복을 선언했고, 임 전 회장 탄핵을 주도한 전공의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며 엄중 경고를 받았다. 일각에선 비대위원장 선출 후에도 의료계가 국회와 정부를 향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불신임안 통과를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던 임 전 회장은 12일 밤부터 활동을 재개하고 “의협 비대위원장과 회장 선거가 왜 필요한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모든 권한과 책임 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날을 세웠다. 전 회원 투표로 자신이 정당하게 선출됐는데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이 일부 세력과 함께 자신을 부당하게 탄핵시켰다는 취지다.

임 전 회장은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시키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줘 넘어간 거 자체가 제 잘못”이라면서도 “박 위원장과 그를 배후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들을 해 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는 글도 남겼다.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킨 의협 대의원회를 향해선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 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탄핵 불복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임 전 회장은 비대위원장에 출마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을 비꼬는 글도 올렸으며 박 위원장을 향해 “구역질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지우기도 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13일 투표 전 “비대위원장으로 박 교수를 추천한다.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는 글을 의협 대의원들에게 전달해 논란이 됐다. 의협 대의원회는 박 위원장에게 “의료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특정 후보를 불리하게 할 수 있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려 선거에 영향을 준 사실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 의료계 인사는 “개원의 일부의 지지를 받는 임 전 회장과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의 불화가 탄핵 이후도 이어지면서 의사단체가 한 목소리를 내는 건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의협은 내년 1월 2일부터 회장 보궐선거를 진행해 이르면 4일, 늦어도 8일에는 새 수장을 선출하겠다는 일정을 발표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