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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기숙사 생활… “동기와 소통하니 학교 적응도 쉬워요”

입력 | 2024-11-14 03:00:00

대학 기숙사서 심리 상담도
■ 이화여대 기숙사 ‘이하우스’… 기숙사-생활관 환경 모범사례 선정
최대 10명까지 묶어 공동체 구성… 다문화 학생 위한 명상실 등 설치
■ 사학진흥재단 ‘행복기숙사’… 대학생 위한 공공기숙사 42곳 운영
사립-연합-글로벌 등 5가지 형태… 대학과 지자체 협약 맺어 지원금도



1인실 6개당 하나씩 배정된 이화여대 기숙사 이하우스 공동 거실에서 학생들이 과제를 하거나 책을 읽는 모습. 이화여대 제공


“개인 공간이 보장되면서도 거실 등 공용공간에서 친구들과 함께 지낼 수 있어 학교생활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어요. 기숙사에서 진행하는 심리상담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1학년 이원영 씨(20)는 현재 생활하는 학교 내 기숙사 ‘이하우스’의 장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화여대 기숙사 수용 인원은 총 4200명에 달한다. 기숙사 수용률은 21.8%로 서울 소재 사립대 중 1위인데, 1인실부터 4인실까지 다양한 방을 최대 10명까지 한 ‘유닛’으로 묶어 공동체를 구성하는 게 특징이다. 기숙사생의 독립적 공간을 보장하면서도 공동체 생활을 통해 소통과 협동, 배려 정신을 키울 수 있게 한 것이다.

● 개인-공용공간 조화 이루는 ‘유닛 기숙사’

이화여대 기숙사는 이하우스를 비롯해 한우리집, 아이하우스 등 3개 기숙사 15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이하우스에는 1학년 신입생이, 한우리집에는 2∼4학년생이 주로 거주한다. 입사를 희망하는 1학년 신입생은 모두 수용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2016년 개관해 총 2156명이 수용 가능한 이하우스는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간’을 모토로 삼고 있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유닛 내 다른 학생으로부터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대학기숙사·생활관 주거환경’ 모범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소연 이화여대 기숙사 관장은 “지방에서 올라와 모든 걸 처음 해야 하고 자칫 외로움과 향수병에 시달릴 수 있는 기숙사생들이 같은 유닛 안에서 생활하며 상호 소통할 수 있다”며 “개인실이 별도로 있어 사생활도 보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5월 2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기숙사 ‘이하우스’에서 진행된 마음E센터 특강. 홍상희 특임교수가 기숙사생들에게 마음 건강 및 스트레스 관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화여대 제공

기숙사생을 위한 상담 센터인 ‘마음E센터’에선 상담 전문 특임교수가 상주하며 5개의 전용 상담실에서 기숙사생 심리 상담이 진행된다. 심리학과 상담 전공 대학원생 10여 명도 기숙사에서 수련하며 기숙사생 개인 상담과 심리 검사를 맡고 있다. 관련 특강과 그룹 상담은 매 학기 1∼2회, 심리 검사 및 상담은 매달 50∼100건 진행된다. 올해 5월 22일에는 홍상희 이화여대 마음E센터 특임교수가 마음 건강과 스트레스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특강에 참여한 이 씨는 “학기 초반 적응이 힘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하우스에선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2개의 다문화 명상실과 4개의 이슬람 화장실도 설치돼 있다. 다양한 종교와 국적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차원이다.

● 공공기숙사도 진화 중


공공기숙사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은 대학생의 주거와 생활비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공공기숙사인 ‘행복기숙사’를 전국에 42곳 운영 중이다.

행복기숙사의 형태는 총 5가지다. 먼저 ‘사립 행복기숙사’(32곳)는 대학 내 사유지에 건립되는 형태로 사학진흥재단과 대학이 절반씩 부담해 기숙사를 짓는다. 국공유지에 건립되는 ‘연합 행복기숙사’(5곳)는 사학진흥재단이 건설비를 100% 부담한다. 사립 행복기숙사는 해당 대학의 학생들만 이용하지만, 연합 행복기숙사는 인근 대학생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기숙사형 청년주택’(2곳)은 사학진흥재단에서 LH 주택을 임대해 지원하는 형태다. 이 밖에도 ‘글로벌교류센터’(2곳)와 ‘에듀21 기숙사’(1곳)가 있다.

행복기숙사의 기숙사비 평균 금액은 월 25만6000원이다. 관리비는 포함된 곳도 있고 별도인 곳도 있다. 대부분의 대학이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어 최소 5만 원 이상을 학생에게 기숙사비로 지원해 실제 부담금은 더 낮다. 장애학생과 저소득가구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는 입주 우선권을 주고 기숙사비를 더 지원해 준다.

행복기숙사 입사를 희망하는 경우 사학진흥재단 행복기숙사 홈페이지의 ‘내 지역 기숙사 찾아보기’에서 모집 일정 등을 찾아보는 게 좋다. 내년도 신청은 내년 1월경 공고가 나갈 예정이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